산업 산업일반

車 내수 '허리싸움' 가열

中상하이차, 쌍용차 인수 본계약 체결<br>GM대우와 SUV시장서 한판승부 불가피…中시장 진출·차세대車 기술 개발 가속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28일 쌍용자동차 인수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향후 국내 및 중국 자동차시장에서의 급격한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쌍용차는 수년째 기댈 곳 없이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다 새 주인을 만남으로써 국내는 물론 중국시장에서도 입지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내수시장 ‘허리싸움’ 본격화=국내에서는 오는 2007년까지 GM대우와 쌍용차의 ‘허리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사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비슷한데다 향후 2~3년 내 양사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배기량 3,000㏄ 이상의 대형 자동차 시장을 주력으로 내세울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내수시장에서 9.3%(7만4,984대)의 점유율을 보여 GM대우(점유율 9.4%)에 근소한 차이로 뒤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GM대우는 오는 2006년까지 SUV시장에 첫선을 보이고 이르면 내년 중 호주 홀덴사로부터 3,000㏄급 차량인 ‘스테이츠맨’을 들여올 계획이어서 향후 2년 내 쌍용차와 SUV 및 대형 자동차 시장에서 접전을 벌이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쌍용차는 상하이차라는 든든한 원군을 만나 GM대우와 겨룰 재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는 당장 내년 하반기에 기존 코란도와 렉스턴의 뒤를 잇는 신형 SUV를 출시하고 2007년까지는 현재 연산 20만대인 생산능력을 4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단기적으로도 많은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차량기술 개발 및 중국시장 진출 발판 마련=쌍용차는 이번 본계약 체결로 인해 차세대 자동차기술 개발 및 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금까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아직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발에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 같은 상황에서 상하이차가 차세대자동차 개발을 지원하게 될 경우 쌍용차는 하이브리드차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될 2010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상하이자동차를 통해 중국 수출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쌍용차의 올 자동차 수출대수는 모두 2만451대이지만 이중 중국으로 수출된 것은 432대로 극히 미미했다. 쌍용차에 대한 현지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거점이 부족했기 때문. 하지만 중국 3대 자동차제조사인 상하이자동차가 판로를 직접 확보해준다면 현지에서 최근 불기 시작한 SUV시장 성장세를 타고 수출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동화 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상하이차와의 본계약 체결은 쌍용차가 세계 자동차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진출의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경쟁기업의 대열에 설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숙제는 남았다=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상하이차와 쌍용차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고용문제의 경우 변형근로제 등 탄력적인 인력조정에 익숙한 상하이자동차가 총고용보장 등을 주장하는 노조와 장기적으로 밀월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향후 2~3년간은 40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큰 폭의 인력구조조정은 없겠지만 일단 양산체제가 구축되고 나면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감축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 또 상하이자동차가 약속대로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게 될지도 두고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상하이차는 최근 MG로버사 인수를 추진하는 등 많은 곳에 투자를 벌이고 있어 쌍용차에만 재원을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칫 상하이자동차는 국내에서는 생산시설 증설에만 치중하고 정작 핵심기술 개발은 도외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상하이자동차와 쌍용차, 노조가 꾸준히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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