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풀어야할 경제현안] 하이닉스·조흥銀·현대그룹대통령선거가 끝남에 그동안 정치일정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경제현안처리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히 여러가지 면에서 현정부와 정책방향이 같은 노무현후보가 당선돼 조흥은행 등의 처리속도는 다시 빨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시각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시장원리에 입각한 처리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 이젠 해결할 때=하이닉스문제는 사실 구조조정방안이 늦어진 탓도 있지만 대선 일정과 맞물리면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또 대선이 끝났지만 하이닉스처리가 순조롭게 될지도 미지수다.
40만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을 의식해 한나라당ㆍ민주당 모두 차등감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초 채권단은 21대 1의 균등감자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감자문제가 최대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지금 와서 차등감자를 한다는 것은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을 처음부터 다시 마련하자는 의미"라며 "정치권이 직접 나서 공약을 주워담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흥은행은 당초 일정대로?=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대선 일정이나 결과에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조흥은행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한나라당과는 달리 조흥은행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조흥은행의 처리는 이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매각소위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노 당선자가 헐값매각이나 졸속매각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는 사실은 공자위 입장에서 부담이다.
◇현대그룹 금융3사 급류탈까=협상을 벌여온 미국 프루덴셜이 그동안 '새 정부'와 최종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타결이 급류를 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프루덴셜은 이미 최종실사를 끝낸 상태다. 하지만 3사를 한꺼번에 인수해 갈지는 미지수. 프루덴셜은 현재 현대증권을 떼내고 현투증권과 현투운용만을 인수해 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위는 현대증권만을 따로 실사하기도 했는데, 이럴 경우 현투증권과 현투운용에 투입될 새로운 공적자금규모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증권은 그동안 현투증권과 현투운용의 부실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함께 묶어 파는 것으로 해석돼 왔기 때문이다.
정승량기자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