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남미시장 개척 선봉
철수를 검토하던 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가전생산법인(LGEAZ)이 남미시장 개척의 선봉기지로 탈바꿈했다.
이 법인은 필립스ㆍ소니ㆍGE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각축장인 브라질에서 올해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넘보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눈에띄는 대목은 판매증가. 컬러TV는 첫 진출한 97년의 7만5,000대에서 올해 88만5,000대(시장 점유율 12%)로 12배, VCR은 21만8,000대(17%)로 6배, 전자레인지는 2만7,000대에서 31만5,000대(25%)로 12배나 판매가 늘어났다.
이는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필립스ㆍ보쉬-콘티넨탈ㆍGEㆍ일렉트로룩스 등과 기술ㆍ자본을 앞세운 일본의 소니ㆍ파나소닉ㆍJVCㆍ아이와 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얻은 성과다.
브라질 시장은 공급과잉과 가격인하 경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잇단 파산, 현지의 외환위기(99년 1월) 속에서 97년, 98년 대우와 삼성전자가 철수했고, 99년 샤프가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올들어 산요도 철수를 했을 정도로 생존이 어려운 지역.
LG전자 브라질 법인장인 황운철 상무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믿음으로 대응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먼저 '하자가 있는 제품은 아마존강을 건널 수 없다'는 모토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장이 아마존 북쪽인 마나우스 지역에 있는데 완벽한 제품만 주 판매지역인 남서부로 배달한다는 뜻. 1년내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는 신제품으로 바꿔 주었고, 24시간 안에 제품의 어떤 문제도 해결해주는 '24 시간서비스' 프로그램으로 현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품질의 LG'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인구가 50만명 미만인 도시를 'LG시'로 선정하고 집중 공략했다. 그 지역만은 1위가 되도록 해 성과를 자연스레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켰다. 외환위기에 맛서 인근지역으로 수출을 늘렸다. LG는 올해 36만대의 컬러TV를 수출했는데 앞으로 VCRㆍ전자레인지까지 수출할 계획이다.
황 상무는 "올해까지 내수기반을 굳히는 안정기라면 2003년까지 디지털TVㆍLCD TVㆍ핵심부품 등 고수익 제품을 본격 출시하는 도약기"라고 강조했다. 이에맞춰 LG는 내년에 2,000만 달러를 더 투자해 TV라인을 증설하고, 에어컨 생산에도 나선다. 내년 매출은 2억5,000만 달러로 올해보다 25% 더 늘려잡았다.입력시간 2000/11/12 18:14
◀ 이전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