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소비가 '아시아 호랑이' 돌아오게 만들었다"

아시아 주요국의 소비자 신뢰가 지난해말에 비해크게 개선돼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을 다시 한번 뒷받침했다고 미국의 저명한 경제칼럼니스트가 분석했다. 윌리엄 페섹은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블룸버그 28일자 기고에서 그러나 한국이 `이상하게도' 소비자 신뢰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럽에 비해 성장과실업 등에서 지표상 뒤질 것이 없는데도 북핵 등 `경제외적' 변수가 이처럼 잠재력을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특히 주목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블룸버그에 게재된 페섹의 개인적인 견해를 간추린 것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자국 경제가 지난 14년여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마침내 확신하는 것 같다. 일본 기업들이 올여름 보너스로 기록적인 평균 83만엔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도쿄의 고급 쇼핑가는 활력을 되찾고 있음이 확연하다. 이처럼 소비자 신뢰가 되살아나기는 일본만이 아니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도 같은 상황이다. 소비가 아시아에 '호랑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든 것이다. 신용카드 그룹인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이 최근 아시아 주요 13개국을 대상으로실시한 소비자신뢰 조사에 따르면 11개국에서 소비자들이 경제를 낙관하는 것으로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말 조사 때 8개국만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비교된다. 조사는 향후 6개월의 경기를 어떻게 보느냐는데 대한 반응을 종합한 것이다. 일본이 14년여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과 또다른 역내 거대 경제국인 인도와 중국 역시 아시아 주변국 경제에 도전과 자극을 동시에 주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소비자 신뢰 개선은 `이제는 아시아 차례'라는 논리를 거듭 뒷받침하는 것이다. 홍콩 소재 마크 페이버의 마크 페이버 사장은 "아시아 경제가 본격적으로 뜨기시작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이 지난 수십년간의 번영기를 지나면서 이제는 성숙할대로 성숙했고 쇠퇴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초점이 서서히 아시아 쪽으로 바뀌는국면이라고 지적했다. 페이버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아시아 차례'라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변수들은 많다. 확실히 아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겪지 못한 특유의 요소들이 있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과 중산층이 확대되는 속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대도시확산이 그것이다. 경제 스케일에 비해 상장사 규모가 적은 것과 채권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외국 투자자들이 향후 몇년간 `세계에서 가장활력이 넘치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할 것임이 물론이다. 이런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은 특히 주목되는 케이스다. 소비자 신뢰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마스터카드 조사에 따르면 대상 13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100 만점에 40.7에 그쳤다. 이는 가장 소비자 신뢰가 높은것으로 나타난 베트남의 91.6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물론 필리핀의 54.9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47.6으로 나왔다. 지수가 50 밑이면 소비자들이 경제를 어둡게 전망한다는 얘기다. 마스터카드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한해 전만 해도 이 수치가 17.4에 불과했다"면서 그만큼 일본의 경기 전망이 밝아졌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소살리토 소재 레전드 밸류 펀드의 펀드매니저 제임스 보긴은 "한국이 북핵 등 부정적인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에 비해볼 때 성장과 실업 등에서지표상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올들어 한국의 주가지수가 근 9% 하락했음을 상기시켰다. 역설적으로 한국이 그만큼 외국 투자자들에게는 주목되는 유망시장이라는 것이다. 아시아 경제의 잠재력을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아시아에 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엄습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속에서 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특히 중국과 한국, 그리고 대만이취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중국이 경기 과열을 우려해 취해온 조치들도 아시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서방에 비해 `덜 세련된' 것도 유사시 자본 이탈을촉진시킬 수 있는 요소로 상존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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