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윤리의식 내팽개친 의사들의 비자 장사

불법 체류하려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의료관광비자 장사를 일삼던 의사와 한의사가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기소된 의료인만도 8명에 이른다. 이들인은 치료 목적의 가짜 초청장을 보내는가 하면 허위진단서 발급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부정 발급된 비자가 200건을 넘는다.


의사와 한의사라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고 벌이도 다른 직업에 비해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을 텐데 뭐가 아쉬워 양심까지 팔아 넘겼는지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몇천만원의 돈욕심에 최소한의 직업윤리마저 내팽개친 의료진의 일탈행위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보건당국도 일벌백계 차원에서 해당 의료인들의 면허를 취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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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료인들의 범법행위는 의료관광비자 제도를 교묘히 악용한 지능범죄다. 정부는 의료관광 육성 차원에서 지난 2009년 5월 지금의 의료관광비자를 만들었다. 병ㆍ의원에서 치료 목적의 방문사실을 확인해주면 일반비자보다 발급절차와 요건을 간소화했던 것이다.

일부의 불법행위이기는 하지만 의료관광을 빙자한 비자 장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범죄가 적발됐고 법무부의 불법이주 감시망에 걸린 경우도 있다. 의료관광비자가 2009년 5월 도입됐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의료관광비자가 엉터리로 발급됐는지 짐작조차 어렵다.

사법당국은 불법 의료관광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단속해야 할 것이지만 문제가 드러난 이상 비자발급 제도의 허점도 보안해야 한다. 출입국 심사당국 직원 1~2명이 연간 1만5,000건이 넘는 의료관광비자를 심사하는 현실부터 개선돼야 한다. 이러고서야 수박 겉 핥기식 비자 심사를 피할 길이 없다. 이제 와서 규제를 강화할 수는 없다지만 최소한 사후검증 시스템은 갖춰야 한다. 단기적인 의료관광수지에만 집착해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격 손상은 물론 장기적으로 의료관광붐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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