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헬스케어·지능형 영상 등 새로운 사업기회 열릴 것

■ SKT 융합산업에 1조2,000억 투자<br>통신망·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br>원격진료 서비스 등으로 영역 확대<br>빅데이터 개방하고 거래장터 구축<br>가입자 우대 보상 프로그램도 선봬



"시대의 흐름과 경영 환경이 바뀌는데 그냥 앉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추진하겠습니다."

하성민(사진) SK텔레콤 사장은 8일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이 같이 말했다. 좁은 이동통신 시장이 아닌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경영의 중심에 놓고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이 중점적으로 투자할 '융합사업'은 통신망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만들어진 서비스 분야로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오피스 등 기업대상(B2B) 솔루션, 지능형 영상 등이 포함된다. 지능형 영상은 영상 분석을 통해 침입자 감지(보안), 맞춤형쇼핑(마케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다. 융합사업은 특히 통신사의 역할이 크다. 스마트 헬스케어인 '원격진료 서비스'의 경우 유무선 통신망과 하드웨어인 TV, 화상대화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통신망이 필요한 서비스인 만큼 이런 분야가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SK텔레콤에도 이득이다. 하 사장은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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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선상에서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빅데이터(Big data)'를 개방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는 기업이나 정부 등이 갖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뜻하며,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하면 경영 효율화ㆍ마케팅 등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가입자 통화 패턴을 활용해 새로운 위치기반 광고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다양한 공공 데이터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장터인 '빅데이터 허브(본지 1월 28일자 15면 참조)'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는 국내 ICT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등의 분야로도 창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 지원을 통한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도입키로 한 베이비부머 창업 프로그램의 경우 올해 10~15팀 가량이 선정될 예정이지만, T아카데미ㆍT오픈랩ㆍ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등 SK텔레콤의 전체 창업 지원 조직을 거치는 ICT 인력의 수는 수천 명 단위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벌어진 이동통신 시장의 보조금 과열 경쟁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통 3사는 수 조 원을 보조금 경쟁에 쏟아 부었지만, 결과적으로 휴대전화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증폭되면서 이통사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보조금 경쟁을 멈추는 대신 융합사업에 투자하고 창업을 지원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는 게 SK텔레콤의 판단이다. 하 사장은 "연말까지는 사회에, 회사에 실제로 도움이 됐다고 할 만한 프로젝트 한 두개는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SK텔레콤은 가입자를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조만간 보다 합리적인 요금제, 가입기간과 연계한 보상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9월에는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배 빠른 LTE 어드밴스드(Advanced) 서비스도 개시할 예정이다.

한편 하 사장은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업자로서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신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직접 투자하고 진출하기보다 현지 파트너와 함께 하는 방향"이라며 "동남아, 이머징마켓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에 실시될 주파수 경매에 대해 하 사장은 "주파수가 국가 재산인 만큼 효율성을 기준으로 분배해야겠지만 공정성 이슈도 있다"며 "국가적으로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지 여러 측면에서 판단하면 합리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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