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민들 "약 사러 다른 동네 원정가요"


연중무휴 약국과 야간 약국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시민들의 체감온도와는 크게 차이가 나 실효성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간에 문을 여는 약국들이 지역마다 편차가 커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는 최근 올해 서울시내 연중무휴 약국과 야간약국의 수가 전년보다 각각 124곳(95%), 35곳(13%)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선 휴일이나 야간에 약국을 이용하는 게 여전히 불편하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약품의 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문을 닫는 동네 약국이 늘었다. 대신 병원이나 의원 근처로 약국들이 몰렸지만 병·의원의 진료가 끝나면 같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서초구에 사는 이순민(27)씨는 “최근 여행 준비 차 비상 약을 사려고 밤늦게 동네 약국을 둘러봤지만 문 여는 약국이 없어 결국 다른 동네까지 가서 어렵게 구입했다”면서 “집 근처에 문을 연 약국을 찾아보기 힘들고 늦은 밤이나 휴일이 되면 원래 있는 약국마저 일찍 문을 닫아 이용에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광진구의 김광주(33)씨도 “동네에 야간약국이 있다고 해서 소화제를 사러 밤 9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가봤지만 셔터 문이 내려져 있어 황당했다”면서 “이럴 거면 차라리 마트나 편의점에서 해열제나 감기약 같은 일반의약품을 살 수 있게 해 주는 게 낫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 약국의 수가 지역마다 편차가 큰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휴일과 야간의 약국 이용 편의가 달라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서울시내 전체 약국 5,088곳 중 연중무휴 약국은 255곳이지만 성동·서대문·마포·송파 등 네 개 자치구는 연중무휴 약국 수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반해 노원·성북·강남· 중랑구 등은 30곳 내외가 분포해 있다. 야간약국 수도 전체 300곳 중에 노원구에 34곳이 몰려 있는 반면 서대문구와 구로구는 2~3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이런 현실들을 반영해 이들 약국이 각 지역에 고르게 들어서게 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연중무휴 약국이나 야간 약국 등은 서울시약사회 자치구 분회에 소속된 약국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약사회 강서구 분회의 한 관계자는 “밤에 문을 여는 것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지만 지역 사회에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연중무휴나 야간약국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면서 “약국들도 자율적인 노력을 하겠지만 시나 국가의 지원도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보건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공휴일이나 야간에 문을 연 약국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당번약국 홈페이지나 다산 콜센터 등을 통해 이들 약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면서 시민들의 의약품 구매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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