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영국 왕실과 함께한 명품 위스키… "문화예술 마케팅도 앞장"

폴로 경기 후원으로 저변 확대 나선 '로얄 살루트'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 1953년 대관식에 헌정되며 탄생

21년산부터 건살루트까지 선봬… 전용병은 5일 걸쳐 장인이 제작

3년전 '로얄 살루트 폴로컵' 제정… 국내서도 폴로 경기 활성화 나서

지난 12일 제주 한국폴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5 로얄 살루트 폴로컵''에서 선수들이 폴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페르노리카코리아

로얄 살루트 건살루트

로얄 살루트 38년산

지난 12일 제주 한국폴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5 로얄 살루트 폴로컵''에서 장 마누엘 스프리에(오른쪽에서 다섯번째)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경기가 끝난 뒤 우승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국 스트라스아일라 로얄 살루트 양조장

로얄 살루트 21년산

지난 12일 '2015 로얄 살루트 폴로컵' 경기가 열린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국폴로컨트리클럽. 아름드리 나무가 곳곳에 심어진 정문을 지나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잔디로 가득한 대형 폴로 경기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장 한켠에서는 한눈에 봐도 잘 훈련된 경주마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본격적인 폴로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었다. 가장 이국적인 한국으로 불리는 제주도이지만 이곳에서 만난 폴로는 그야말로 이국적인 풍경 그 자체였다.

우리에게는 의류 브랜드로도 익숙한 폴로의 역사는 기원전 600년 무렵 페르시아의 전통 스포츠 '쇼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폴로처럼 말을 탄 채 공을 치는 경기인 쇼간은 페르시아에서 아시아로 전파됐고 중국과 인도 등을 거치면서 티베트어 '풀루'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세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폴로'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고 이때 도입된 경기 규칙과 장비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귀족 스포츠로 꼽히는 폴로는 말을 타고 즐기는 일종의 미식축구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각각 4명으로 구성된 2개팀이 말을 몰고 전용 채인 '맬릿'으로 야구공 크기의 나무 공을 쳐서 상대편 골문에 넣어 점수를 겨루는 경기다. 통상 경기시간은 7분30초로 구성된 '처커'를 4번 진행해 모두 30분 동안 치러진다. 한 손에는 맬릿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말을 다뤄야 하기에 선수와 말의 혼연일체가 가장 중요하다.

이주배 한국폴로컨트리클럽 대표는 "전체 경기시간은 30분이지만 전후반 축구 경기를 모두 뛰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이라며 "낙마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항상 있기 때문에 파울을 비롯한 경기 규칙도 세세하게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한국폴로컨트리클럽은 2010년 완공된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 규격을 갖춘 폴로 전용 경기장이다. 주경기장은 축구장 6배 크기인 5만4,000㎡이며 보조경기장과 게스트하우스, 마사 등을 포함한 전체 면적은 21만3,000㎡에 이른다. 현재 세계폴로연맹(FIP)에는 전 세계 80여개국이 회원국으로 등록돼 있으며 선수는 3만여명에 달한다. 한국은 지난 2006년 5월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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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 참가한 전 영국 국가대표 폴로팀 맬컴 보윅 선수는 "말과 사람이 호흡을 맞춰 진행하는 폴로는 전통과 명예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스포츠"라며 "기마민족의 후예인 한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폴로 경기장을 갖춘 만큼 조만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선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폴로컨트리클럽이 지금처럼 자리잡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폴로 경기에 대한 오해와 세간의 시선도 있었지만 폴로 불모지였던 한국에 전용 경기장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전문적인 교육과정이 전무했던 터라 폴로 선진국인 아르헨티나와 영국을 오가며 전문가를 초빙하고 시설과 장비도 글로벌 수준으로 확충했으나 체계적으로 폴로 선수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시행착오를 이어가던 한국폴로컨트리클럽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글로벌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의 위스키 브랜드 '로얄 살루트'를 만나면서부터다. 전 세계 각국의 폴로대회를 후원하는 로얄 살루트는 2012년 국내 최초의 폴로 국제대회인 '로얄 살루트 폴로컵'을 제정하고 폴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저변 확대에 나섰다. 소수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품격 있는 스포츠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문화 마케팅이었다.

로얄 살루트와 폴로는 위스키와 스포츠라는 점에서 언뜻 공통점을 찾기 어렵지만 전통과 명예를 최고의 가치를 내세우는 영국 왕실의 역사와 함께해왔다는 점에서 닮았다. 로얄 살루트는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대관식에 헌정되며 탄생한 위스키다. 브랜드 이름이 '왕실의 예포'를 뜻하는 로열 살루트인 것도 이 때문이다.

로얄 살루트는 명예와 역사를 중시하는 스카치 위스키다. 주요 위스키 브랜드가 21년산을 가장 오래된 연산으로 꼽는 반면 로얄 살루트는 21년산을 기본으로 38년산과 62년산까지 선보이며 위스키 마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다. 장인들의 열정과 헌신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오랜 시간 위스키를 보존할 수 있도록 전용 병 역시 5일에 걸쳐 도자기 장인이 제작한다. 전통에 대한 끊임 없는 탐구와 역사를 존중하는 헌신이 로얄 살루트를 스카치 위스키의 대명사로 만든 원동력인 셈이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로얄 살루트는 앞으로도 한국폴로컨트리 클럽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폴로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영국을 대표하는 위스키 브랜드라는 위상에 걸맞게 앞으로도 문화와 예술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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