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별기고] 증권산업의 나아갈 길

오호수 한국증권업협회 회장국내외 할 것없이 증권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직접금융비중의 확대에 따른 금융의 증권화와 겸업화 확대에 따른 금융권의 상호진출이 증가하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증권산업의 국제경쟁이 심화되는 등 금융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응해 국내 증권업계도 그 동안 대응태세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위탁수수료를 목적으로 하는 브로커리지에 편중해 수익기반이 취약하고, 업무영역 역시 제한적이어서 고객에게 종합적이고,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 증권사의 국내진출이 확대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진입장벽 완화에 의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의 신규 업무영역의 확대를 통한 대고객 투자서비스의 강화와 함께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국내 증권업계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 업무의 질적 고도화, 전문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증권ㆍ은행ㆍ보험 등을 망라하는 투자은행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야 한다. 투자은행은 기업금융업무, 기업구조조정업무 및 자산관리업무 등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될 것이다. 이는 국가경제적 효율성의 제고, 대고객 서비스의 다양화ㆍ차별화, 증권산업의 수익원다변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증권산업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증권산업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같은 투자은행업무 수행은 증권사가 생존전략 차원에서 자본력, 인력조직의 규모 등 스스로의 능력을 파악해 여건과 특성에 따라 대형화 또는 전문화 특화전략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 대형화 및 전문화는 시장원리에 따라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며, 합병 및 M&A를 통한 대형화의 유도, 계열화를 통한 효율성의 제고, 비교우위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문화전략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변화는 대형화를 통한 선도 증권사의 출현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사이버거래 또는 채권이나 선물과 같은 특정분야의 전문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사이버거래의 경우 경쟁심화로 수수료 수입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시스템개선을 위한 전산투자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어 증권회사의 수익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전산시스템에 대한 중복투자를 방지하면서 사이버거래를 활성화렝渙?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증권업계의 대응전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법상 유가증권의 개념을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증권사의 업무규제 시스템을 포지티브시스템에서 네가티브시스템으로 바꿔야 하며, 미국의 401K와 같은 기업연금제도의 도입, 증권사에 대한 장외파생상품의 도입 등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증권사 자체적으로는 업무영역 확대를 수용할 내부역량의 구축, 즉 파생상품의 설계와 M&A, 기업구조조정 등을 자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 또한 금융 리스크에 의한 고객자산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자산관리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체계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