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장 재직때 청와대의 한보대출 압력을 단호히 거부한 일화를 갖고 있는 정지태(鄭之兌) 위원은 27일 『아직 신당의 경제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위원 개개인이 성급하게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보다는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쳐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대부분 경제·금융분과에 속해 있는 경제계 출신 위원은 애경그룹 회장인 장영신(張英信) 공동대표를 비롯, 정지태 전상업은행장, 강병중(姜柄中)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장영승(張永昇) 나눔기술 사장, 안광구 전통산업부장관, 최용석(崔用晳) 우성식품 대표이사 등 6명이다. 넓게 보자면 노동계 대표로 참가한 권용목(權容睦) 전 현대노조위원장, 황창주(黃昌株)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도 포함된다.
이들은 현재 구체적인 방향정립보다는 여론 수렴에 주력하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의 골간을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정책의 특성상 실물경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위원은 『사실상 DJ정부 후반기 경제정책의 방향이 될 신당 경제정책 수립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라는 것이 발전을 근본적인 목적으로하는 반면 정치적으로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함께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방향을 단정지어 제안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은 정책방향 타진과 함께 경제계 인사들의 신당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접촉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국민회의와 청와대, 신당 기획실에서 확보한 경제계 인사명단을 토대로 신당참여를 적극 권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경제계 인사들의 영입추진과 관련해 추진위원들의 입단속이 매우 심하다는 점이다. 기업인의 특성상 정치참여 의사 표시를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출마여부도 관심거리다. 우선 張공동대표는 서울 구로와 중구를 놓고 저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張대표 비례대표 1번 약속을 약속받았다는 설도 있으나 본인이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安 전통산부장관은 5선의원인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의원이 버티고 있는 충북 괴산 출마가 유력하며 장영승 사장은 지역구를 물색중이다. 부산출신인 강병중, 최용석위원과 정지태 위원은 지역구보다 비례대표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전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을 지낸 권용목위원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겨냥, 「표적출마」를 원하고 있어 현대 아성의 울산시 울산동에서 현대그룹 황태자와 노조운동가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장덕수기자DSJ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