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종가집김치 영업팀장인 이동희(42)차장은 요즘 연일 싱글벙글이다. 지난 97년 일본 시장에 처음 내놓은 75G짜리 소포장 김치가 올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까닭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성공을 예감하긴 했지만 최근의 판매추세는 가히「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올들어 매일 3만여개가 수출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5%가 늘어난 것이다.『일본 사람들의 기호에 맞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李차장이 전하는 성공의 비결은 쉽고도 단순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판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익지 않은 날김치를 좋아한다. 종가집김치는 발효를 억제하기 위해 포장용기에 가스흡수제를 내장하고 될 수 있으면 물이 덜 나오는 재료를 썼다. 또 한번 먹고 끝낼 수 있는 소용량을 선호하는 것을 알고 이를 소포장으로 연결시켰다.
李차장은 『우리 고유의 맛을 고집한 품질전략도 한 몫 했다』고 말한다. 이 김치는 고추가루와 마늘은 물론 젓갈까지 그대로 넣어 매운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일본 사람들이 오히려 『이런게 바로 한국김치』라며 매운 맛을 즐기도록 한 것이다.
종가집김치는 지난해 처음 내수판매가 줄었다. IMF는 김치소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많이 늘면서 올해 매출계획을 당초보다 20억원 많은 80억원으로 조정했다.
『음식의 동질성을 찾을 수 있으면 김치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 동남아를 우선 공략대상으로 검토중 입니다』
李차장은 『일본과는 절인 음식, 중국·동남아와는 매운 맛이라는 음식의 동질성이 있다』며 『이를 잘 연결시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