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주거 문화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인 움집부터 가장 고급스러운 궁궐까지 집의 역사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는 28일부터 서대문구에 위치한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고전 인문학 강좌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맡은 양윤식(사진) 전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공학박사)은 강의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서울시 주요 시립도서관 21곳에서 19개의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실장을 지낸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한국 건축을 바라보는 ‘안목키우기’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 첫 강의인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우리 문화유산’에서는 세계인이 한국의 건축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가 자칫 잊고 지냈던 전통 건축물이 세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시간인 ‘움집에서 궁궐까지’에서 서민들이 살던 집에서부터 왕이 살았던 궁궐까지 그 형태와 차이 등 집의 역사와 구조를 소개할 것”이라며 “우리 집의 역사를 알게 되면 지금 우리의 주거문화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번째 강의인 ‘한양도성과 수원화성’에서는 집의 확장된 개념과 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양 박사는 “집이 모이면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이면 도시가 되고 도시가 커지면 국가가 된다”며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모여 살기 위해 도시를 조성했는지 큰 틀에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면 우리 땅을 크게 조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강의를 통해 과거의 건축물을 문화재로써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주거문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관한 대안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양 박사는 “우리 선조들은 집을 짓기 위해 3대가 함께 고민을 했다. 할아버지가 나무를 준비하고 아버지가 자금을 마련하면 손자가 비로소 집을 짓는다. 한국건축은 세대를 거쳐 내려온 지혜의 집적체”라며 “각 나라마다 건축의 문화가 다른 것은 이처럼 세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축적된 민족의 정신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아파트 일색인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나의 주거 문화는 편안한지 그리고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시민들과 함께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이번 강의의 의미를 전했다.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은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11월28일부터), 개포도서관(11월29일부터)에서 각 5주씩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인터뷰=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