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금난 협력업체 긴급 수혈

■ STX조선·중공업에 7,000억 추가지원<br>기업은행 등 자율협약 가입 새 쟁점으로


STX채권단이 올해 4월 이후 STX조선해양 및 중공업ㆍ엔진 등 계열사 3곳에 투입한 자금은 모두 1조4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이 지원한 자금의 대부분은 회사채 상환이나 운영자금에 쓰이고 현재는 관련 자금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STX 계열사들이 자금난이 심화되며 지난 3월부터 줄줄이 채권단에 공동관리를 신청한 후 현재까지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


기자재 납품 60일 이후에 자금을 결제하는 관행상 5월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속출하며 추가로 7,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추진하게 된 것.

현재 채권단에서 파악하고 있는 STX 계열사 3사의 상거래채권 미지급금은 모두 4,770억원이다. 외산 기자재를 수입하기 위해 개설해야 하는 신용장(L/C) 미결제대금이 1,162억원, B2B채권 미결제나 물품대금 미지급금도 각각 1,914억원, 1,694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늦어도 6월 안에는 신규로 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협력업체 미결제대금을 일괄 정리하고 운영자금을 수혈해줄 것을 제안해다. 하지만 일부 부채권은행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절충안으로 7월 중 조선해양에 5,000억원, 중공업에 2,000억원을 각각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이달 초 논의한 긴급운영자금 2,500억원 지원도 이번주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2,500억원 자금지원은 보름 가까이 채권단 가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심각해 자금지원이 시급하다"면서도 "일부 채권은행이 6월 말 이전에 B2B대출 전액 결제 및 신용장 대지급금 정리 등을 요구하며 신규 자금지원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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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 STX중공업 및 엔진에 각각 1,500억원과 400억원 규모로 투입하기로 했던 긴급운영자금 지원도 한 달 가까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신한(95억원)과 대구(30억원), 하나(10억원) 등 일부 은행이 자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전자채권 할인 대출 중 타행에서 발행한 채권이 있어 절차적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며 "이번주 중 자금지원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과 경남ㆍ부산은행의 자율협약 가입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STX 계열사 3사 채권은행들은 18일 열린 회의에서 기업ㆍ경남ㆍ부산은행에 자율협약에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ㆍ경남ㆍ부산은행이 STX조선해양 및 중공업ㆍ엔진의 협력업체들과 '협력기업지원약정'을 체결하고 B2B채권 할인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ㆍ경남ㆍ부산 등 3개 은행이 보유한 STX 계열사 3사의 B2B 할인채권은 1,048억원에 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은행들과 함께 협력업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공동 보조를 맞추려면 기업ㆍ경남ㆍ부산은행이 자율협약에 동참해야 한다"며 "금융기관 간 형평성 유지를 위해서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3개 은행은 자율협약 가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업ㆍ경남ㆍ부산은행 관계자들은 "STX 채권단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사실상 간접채권자이기 때문에 자율협약 가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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