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화점, SPA 브랜드 모시기 경쟁

중저가에 글로벌 이미지…고객 유인 효과도 커 <br>신세계百 H&M 1층 유치, 수수료 등 파격적으로 낮춰<br>유니클로는 3곳 모두 입성… 중소브랜드 고사 가능성도



백화점 업계가 경쟁적으로 글로벌 패스트 브랜드 SPA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기획에서 디자인, 생산, 제조, 유통 판매까지를 한 제조회사가 하는 SPA의 성장세가 가파르자 백화점들이 명품관 1층에 자리를 내주는가 하면 수수료를 국내 브랜드의 절반 수준인 7~15%로 깎아주는 등 파격적 제안을 하며 유치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최근 명품의 황제 루이비통과 SPA의 아이콘 H&M을 1층에 나란히 입점시켰다. 전세계적으로 H&M의 백화점 입점은 독일에 이어 신세계 인천점이 2번째다. 루이비통이 1층 140평 규모의 크기로 자리잡은 반면 H&M은 1~3층에 걸쳐 700평 규모로 꾸며졌다. SPA가 중저가이면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고객 유인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1층은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들이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중저가 브랜드의 유치는 새로운 트렌드라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간에 서로 교감이 되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루이비통을 설득했다"면서"명품도 대중화가 됐고 명품을 사는 사람이 H&M을 입지 않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리뉴얼 오픈한 충청점도 지난 28일 H&M 국내 4호점을 유치시켰다. 650평의 메가숍 규모로 H&M을 통해 이 지역 상권을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H&M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입점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경우도 처음에 롯데백화점과 합작 형태로 들어갔지만 현대 목동점에도 런칭하는 것을 감안하면 H&M이 조만간 타 백화점에도 입성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예측했다. 유니클로는 현재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 국내 주요 3개 백화점에 둥지를 틀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올해 국내 매장을 70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라 역시 롯데백화점 12개 점에 입점해 있다. 백화점들은 SPA 유치를 위해 매장 입점 수수료를 국내 브랜드의 절반 수준인 7~15%(국내 브랜드 최고 38% 적용) 가량의 특혜를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인기 브랜드 보다 더 많은 고객 유치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수수료 하락은 물론 보이지 않는 특혜가 엄청나다"고 귀띔했다. SPA 유치경쟁은 하반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SPA업계 항공모함인 인디텍스의 버시카와 스트라디바리우스, 풀앤베어 등 3개의 신규 SPA 브랜드, 내년 상반기 유니클로의 세컨드 브랜드인 GU와 톱숍, 프렌치커넥센도 한국 상륙이 예정돼 백화점들간의 치열한 유치 경쟁이 예상된다. 이미 오는 8월 신도림역에 새로 들어설 디큐브백화점은 이미 버시카, 풀앤베어, 스트라디바리우스 등 대박 3종 세트를 한꺼번에 유치했다. 이준환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SPA가 백화점 중심으로 몰리면서 국내 유통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면서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가 가두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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