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기침체 오나" 우려 확산

FRB, 인플레 우려 추가금리인하도 불투명최근 들어 미국의 경제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지난 4월중 실업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4.5%를 기록한데 이어 미국의 장기 호황을 이끌어 온 노동생산성 마저 하락하는 등 굵직굵직한 경제 지표들이 잇따라 빨간불을 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생산성 하락과 함께 노동비용이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 역시 당초보다는 줄게 됐다 ◇흔들리는 펀더멘털=미국의 펀더멘털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메뉴가 노동생산성이다. 지난 10년간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생산성 향상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시간 당 생산 실적을 나타내는 노동생산성이 향상되는 한 기업들은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 역시 노동생산성 신봉론자다. 그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4차례나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배경도 노동생산성 향상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1ㆍ4분기 노동생산성이 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0.1%)함으로써 FRB의 정책 선택 폭은 더욱 좁아지게 됐다. 특히 노동비용이 3년 만에 최고치인 5.2%나 오르면서 고임금→물가상승→인플레이션의 시나리오도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부시 대통령은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노동생산성 하락은 경제 약화를 보여주는 조짐"이라고 밝혔고, 체니 부통령은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다소 불투명=노동생산성이 하락하고 노동비용이 치솟으면서 FR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역시 다소 불투명해 졌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미 중앙은행인 FRB의 제1차 책무는 인플레이션 억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복병으로 떠오르게 되면 FRB의 금리인하 행보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오는 15일의 정례 FOMC회의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뉴욕 월가를 비롯한 경제계는 그린스펀 의장이 결국 경기 침체 방지를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FRB의 최대 관심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경기 하강을 방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황의 조짐인 노동생산성 하락이 오히려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더욱 제고시킬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전망 때문인지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선물은 0.5%포인트 추가 금리인하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연방기금선물은 FRB 정책 방향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지표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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