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SK㈜ 주총은 SK그룹과 소버린자산운용간 최소 7시간이 넘는 대격전이 될 전망이다.
상정된 안건만 15개에 달하는 데다 양측의 막판 기세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등 SK측의 획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은 소버린측의 반대로 통과가 어려운 실정이다.
◇감사위원 선임은 미지수= 이번 주총은 SK그룹이 5% 이상의 표 차이로 경영권을 사수, 본격적인 최태원 SK㈜ 회장 체제의 막을 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고 격전은 `3% 룰`에 따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감사위원 겸임 사외이사` 선임 문제다. SK의 경우 SKC&C 등의 의결권이 제한돼 계열사 지분이 17.59%에서 11.17%로 6.42% 줄어들지만 소버린은 지분 14.99%를 5개 자회사 펀드로 나눠 의결권 행사가 모두 가능해 결과가 예측불허다.
◇지배구조 개선 무산될 듯=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한 안건은 자칫 헛품만 파는 결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상법상 정관 개정은 주총 참석 의결권 주식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얻어야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양측 모두 50% 이상 의결권을 확보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표 대결을 펼친다 해도 결론을 맺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별들의 전쟁“에 관심 집중= 경제계 명망가로 구성된 사외이사 후보들의 희비도 관심사다. 이사 선임 실패 때는 적잖은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열세인 소버린측 이사후보들의 다급함이 일단 더하다. 특히 한승수 의원의 경우 표대결 순번이 맨 마지막이어서 주총에서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을 수 있다. 최 회장과 인척지간인 조동성 서울대 교수도 SK측의 냉담한 반응으로 처신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SK측에서는 감사위원에 추천된 서윤석 이화여대경영대학장의 긴장도가 높다.
반면 SK와 소버린에서 동시 추천된 남대우 후보는 누구보다 느긋한 상황이다.
<최형욱기자,손철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