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칼럼] 여성 과학자가 만드는 세상


"세계는 과학을 필요로 하고 과학은 여성을 필요로 한다(World needs Science, Science needs Women)."이는 로레알이 지난 15년간 세계 여성 과학자를 지원하는 신념을 담은 문장이다.

과학이야말로 현재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인류ㆍ경제ㆍ환경적인 거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거머쥐고 있다. 퀴리 부인과 같은 뛰어난 여성 과학자들은 전세계에서 생물 다양성 보호, 유전자 비밀 발견, 우주 탐사, 질병 치료법 개발 등 인류의 발전과 건강ㆍ복지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인 발견에 기여해왔다.


그렇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지난 수십년간 변화의 물결이 일었지만 여전히 대학교ㆍ연구소ㆍ실험실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여성 과학자들은 많지 않다. 어느 국제과학단체에서 지난해 발행한 '성ㆍ과학ㆍ기술ㆍ혁신에 대한 국가평가와 벤치마킹'이라는 연구조사에 따르면 지식경제 사회인 유럽연합(EU)ㆍ미국ㆍ브라질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인도ㆍ한국ㆍ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여성과학기술인은 전체의 30% 미만에 그친다. 또 대학과 민간 부문에서 결정권한을 가진 위치에 오른 여성 과학자는 12%에 불과하다.

과학분야 여성 비율 여전히 적어


이 같은 수치는 여성 과학자들의 뛰어난 역량과 그간의 업적을 고려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성 과학자의 인재 풀을 확충하고 아울러 여성이 과학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함을 알려주는 신호다. 아마도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과학계뿐만 아니라 정부ㆍ기업ㆍ기관 등도 함께할 때 더욱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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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로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 과학자상'은 여성 과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8년 설립돼 15년간 108개국 1,700여명의 여성 과학자들을 발굴 육성했다. 이중에는 한국 여성 과학자 51명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될 수 있는 인재들이다. 실제로 이 상을 받은 이들 가운데는 아다 요나트(2009년 노벨 화학상), 엘리자베스 블랙번(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 등이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새로운 세대를 위한 멘토를 육성하는 일도 여성 과학자 인재 풀 확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한국의 이공계 전공 여학생은 아직도 20~30% 수준이다. 따라서 많지 않은 이공계 전공 여학생이 중도포기 없이 과학계에 입문해 꿈을 펼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이제 막 과학계에 발을 디딘 여성 과학도들은 앞으로 끝없는 실패를 거듭해야 하는 연구과정, 모든 여성이 겪는 출산 육아 등의 난관에 부딪히기도 하고 때론 유리천장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때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성공한 선배 여성 과학자를 멘토로 삼고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평생 과학자의 길을 걷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로레알코리아는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여성 과학자들의 차세대 여성 과학자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을 발간해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통해 무상 배포하고 있다. 책자에는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목표를 성취한 선배 여성 과학자 40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조언이 담겨 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여성 과학자들이 중간에 낙오하지 않고 그들이 꿈꾸는 과학자의 길에 다가가기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성 과학자들이 롤모델이 돼 여성과학도들을 과학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나침반과 같은 활동이다. 올해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충할 계획이다.

창조경제 확산 위해 지원늘려야

여성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국가가 바로 국가경쟁력을 갖추며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 최초의 이공계 출신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대한한국.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이자 창조경제의 핵심이 되는 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지원과 '미래여성인재 10만 양성'등 목표가 제시한 만큼 여성과학계 발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금이야말로 과학단체ㆍ민간기업ㆍ정부가 함께 여성 과학자 지원과 여성 과학도의 과학계 진출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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