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미경제호황] 뉴이코노미 이제 시작이다

미국은 사상 최장의 경기호황국면을 맞아 온통 축제분위기와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특히 미국이 21세기에도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의 맹주로 군림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IMF 등 권위있는 국제기구에서 미국 경제의 버블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미 경제의 지나친 독주현상이 다른 선진국간의 심각한 경제 불균형을 초래, 오히려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경기 호황의 배경과 의미=미 경제는 지난 91년 4월 경기저점을 통과한 이후, 현재까지 가파른 성장가도를 숨가쁘게 달려왔다. 미 경제는 정보통신산업을 엔진으로, 물가 안정과 증시 활황을 양날개로 삼아 모두의 부러움을 살만큼 고공비행을 지속해왔다. 이는 「신경제」로 대변되는 미국 경제메커니즘의 혁명적인 변화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미국은 「인플레 없는 고(高)성장」이라는 난제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낮은 실업률과 막대한 재정흑자 등 모든 면에서 양호한 경제체질을 자랑하고 있다. 기업들은 80년대 치열한 구조조정을 거쳐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으며 벤처기업들은 이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물가 안정을 실현했고 이는 낮은 실업률과 맞물려 소비 증대를 촉발,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기사 미국경기 107개월째 호황 '사상최장' 수치로 본 미국경제 신경제이론 대두 또 미국의 경기호황은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상징되는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앞으로 미국 주도의 산업 및 금융구조가 지배적인 동력으로 자리잡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질서 및 각국의 경제운용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의 전망과 변수=국제사회의 관심은 무엇보다 미국이 과연 언제까지 성장궤도를 달릴수 있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정책당국의 적절한 정책 구사에 힘입어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정보통신 등 지식기반산업의 발달과 기술 혁신에 따라 기업 수익은 계속해서 증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성장속도는 올해부터 다소 둔화되고 증시도 일정수준의 조정국면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낟. 메릴린치와 모건 스탠리증권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경제성장률을 3.4∼3.8%수준으로 책정했으며 민간소비도 지난해 5.2%보다 소폭 둔화된 3.9%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미 경제의 핵심변수인 3%의 생산성 유지가 향후 경제 성장의 관건이다. 그러나 불안요인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주가거품 가능성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 민간의 과도한 부채비율 등은 미국 경제를 언제라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암적 요인들이다. 이와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 경제가 경(硬)착륙할 수 있는 최악의 3가지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우선 경기 과열로 인플레가 가속화되면서 경기가 2001년 이후 급냉할 수 있으며 경상적자 확대로 미 달러화가 폭락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또 주가 거품이 붕괴되면서 민간소비 위축을 초래,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수도 있다고 OECD는 경고했다.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전문가들은 올해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미국의 경기동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있다. 일단 미국의 경기 호황은 세계경제 회복세를 힘차게 이끌어낼 견인차로 작용하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내수 주도의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각국의 수출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국제유동성이 풍부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에서 흘러넘친 자본이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각국 증시를 동반활황세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98년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번영의 오아시스」로 남아 세계 경제공황을 막아낸 튼튼한 버팀목역할을 수행해왔다. 또 전세계적으로 「미 경제 따라배우기」 열풍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신경제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면서 교역량이 확대되고 세계 경제도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과열에 대한 불안감으로 금리 인상폭이 커질 경우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등 오히려 나쁜 영향을 안겨줄 수도 있다. 미국의 각종 금융지표를 하늘처럼 떠받들고 있는 우리로선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로 선진국간 경제불균형이 가속화되면서 세계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부각될 수도 있다. 유럽과 일본이 쉽사리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만의 「나홀로 성장」은 오히려 세계경제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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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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