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6일 대우그룹에 대한 워크아웃과 관련, 대우와 협력업체에 대해 신용보증기금 등이 업체당 5억원 한도 내에서 진성어음(원·부자재를 납품하고 받은 어음) 할인을 특례보증해준다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지원대책을 발표했으나 일선 금융기관 창구에서는 협력업체의 실적을 파악한다는 등의 이유로 어음할인 등 자금지원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또 금융기관들은 대우의 로컬신용장 개설을 아직 허용하지 않아 대우 주력사들의 정상적인 수출활동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대우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의 경우 만기가 돌아온 대우 발행 진성어음 3억원을 할인받기 위해 J은행 지점을 찾았으나 헛걸음만 했다.
A사의 한 관계자는 『J은행 지점 창구직원들은 본점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지침을 전달받지 못해 할인해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밝혔다.
J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있는 다른 대우 협력업체도 거래지점에 지원을 호소했지만 『위험부담이 크니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예금을 해달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우 협력업체인 C사 역시 물품을 선적한 후 대우가 개설한 로컬신용장의 결재를 받지 못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창구직원들은 그동안 전혀 문제가 없었던 수출서류에 대해 일부 하자를 문제삼아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며 금융권의 이기적 행위를 개탄했다.
대우도 외국 바이어로부터 최근 5,00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신용장을 받았으나 이날도 주거래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로컬신용장을 개설해주지 않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27일 금감위 등 정부부처에 로컬신용장 개설 허용, 수출용 원자재 수입을 위한 수입신용장 개설 등을 골자로 한 「영업애로 해소를 위한 긴급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대우 관계자는 『마스터 신용장을 받아놓고도 협력업체에 대한 컬칼신용장이 개설되지 않아 수출활동을 못하고 있다』며 『워크아웃 결정 이후 발생하는 모든 영업 및 수출활동의 피해는 결국 정부 및 채권단의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