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과열우려 표명에 따라 29일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채권시장 역시 재정경제부 고위당국자가 『금리가 충분히 낮아진 만큼 더이상의 금리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힘에 따라 채권 매수세가 사라진 가운데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금리가 급등했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15%포인트 안팎 오른 6.68%수준, 통안채 2년물도 0.25%포인트 오른 6.95%에 거래됐다.
◆정부의 시각=증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한마디로 「단기급등의 후유증 우려」라고 할 수 있다. 지수상으로 현 증시상황이 과열이다 아니다의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상승기간, 급등요인등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환율조정 또한 정부의 주요 정책목표이다. 환율이 지나차게 급락(원화가치 상승)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최근 1,200원대를 돌파하면서 29일에는 정부의 환율인상(원화절하) 신호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세가 지속돼 1,175원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환율하락의 주요인이 주식시장 활황세 지속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입에 있다고 보고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억제하면서 환율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도 주식시장의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의도는 29일 채권시장에서 「금리급등」「채권 매수세 실종」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식시장 안정, 환율상승을 위해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 왔던 금리 하향안정기조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분석되고 있다.
◆주식·채권시장 전망=증시에 대한 정부의 안정화의지 표명으로 시장은 당분간 조정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고객예탁금이 8조6,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29일부터 개별종목장이 펼쳐지면서 큰 폭의 종합주가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종목이 하락종목보다 많은 시장상황이 연출되는 점을 볼 때 개인들의 매수세를 기반으로 다시 800포인트 돌파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바램 역시 「주가하락」이 아니라 「안정화 속의 대세상승」로 해석되고 있다. 즉 과열을 경계하면서도 주가하락을 바라지는 않고 「소프트 랜딩」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및 금융 구조조정, 경기회복등을 위해서는 주식시장의 회복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차례 출렁임은 예상되지만 조정폭이나 시기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정부의 「소프트 랜딩」의지에도 불구하고 기관을 중심으로 이 신호를 확대 해석하면서 한차례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도 있다.
금리는 상승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동안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정부의 정책의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현 금리수준이 바닥이라는 재경부 당국자의 언급과 주식시장 안정, 환율상승등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금리동향도 변화조짐을 나타낼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3월 산업생산증가율이 지난해 3월대비 18.4%에 이르는등 제조업의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도 금리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안의식 기자 ESA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