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의의 업자중심 사채시장 재편될듯

■ 대부업법 10월말 시행3,000만원 이해 대출적용 미등록 영업땐 형사처벌 사채이자를 제한하는 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에 관한 법률)이 제정을 추진한 지 1년4개월여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오는 10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사채업자들은 반드시 시도지사에 등록하고 영업을 해야 하며 3,000만원 이하 대출금에 대해 연66% 이상(월5.5%) 이자를 받으면 처벌받게 된다. 정부는 이 법이 시행되면 선의의 사채업자들을 중심으로 사채시장이 재편돼 서민들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이 법률의 시행으로 사채시장이 경색될 경우 그 피해는 막판까지 돈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에게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 66%로 제한한 배경 사채이자 상한이 연66%로 정해진 이유는 설문조사 결과 시행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채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채금리의 최저수준은 연율로 따져 60% 정도로 파악됐다. 연1,000%를 넘는 경우도 있었으나 평균금리는 연120%, 최저수준은 연60%였다. 금융감독원이 100여개 대형 사채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설문조사에서 사채업자들은 이자 상한선을 연60%로 정할 경우 등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33% 정도가 하겠다고 응답했다. ▶ 카드연체율도 대출금리의 1.3배로 제한 은행ㆍ보험ㆍ신용카드ㆍ할부금융회사들도 연20% 내에서는 이자를 마음대로 받을 수 있으나 이 기준을 넘을 경우 최대 대출이자의 1.3배 이상을 받지 못한다. 은행ㆍ보험 등의 연체이자율은 대개 연20% 이하로 돼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용카드나 할부금융ㆍ상호저축은행 등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금융회사들은 이 상한의 적용을 받아 연체율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편법영업 성행할 우려 높아 정부는 이자제한 금리와 금액(3,000만원)을 감독하기 위해 사채업자들을 시도지사에 등록하도록 했다. 그러나 등록하는 사채업자들은 약 10%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등록하더라도 이자제한 등 규제를 교묘히 피해 편법적으로 영업하는 업자들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테면 단기로 빌려준 다음 기한을 연장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3,000만원까지만 이자가 제한된다는 규정을 악용해 3,000만원 이상의 돈을 빌려준 직후 일부를 회수하는 편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이면계약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대부업계, 기대 반 우려 반 대부업법 시행을 앞둔 대부업계의 반응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엽찬형 한국소비자금융연합회장은 "법이 시행되면 약 80% 이상의 회사가 음지로 숨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눈치를 보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엽 회장은 "시행 초기에는 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며 한두달은 지나야 등록하고 합법적인 영업을 하는 곳들과 아예 그대로 음성적인 영업을 하는 곳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덕수 프로그레스 사장은 "이자상한이 연66%로 정해져 연체금리도 66%밖에 못 받는다"며 "업계가 고금리에 익숙해져 있음을 감안하면 대출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시장 자체가 죽을 수밖에 없으며 법 시행으로 오히려 신용이 낮은 서민들을 사지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업법이 시장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적지않다. 유문철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사장은 "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들은 연66%선이라면 큰 부담이 안된다"며 "법 시행에 충분히 대비해왔기 때문에 큰 혼란 없이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석기자 조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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