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돈보따리 몰려 웃고 투자자 줄행랑 울고

신흥국 국채시장 희비

멕시코·인도, 선진국 양적완화 수혜

러·브라질, 원자재 가격 추락 직격탄

올 들어 신흥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온갖 악재에 신음하고 있지만 악재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비켜선 멕시코 등 일부 국가는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넘쳐나는 돈이 몰려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베네수엘라 등이 국채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반면 멕시코와 인도 등은 올 들어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신흥국 간 자금조달 여건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위기와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등 온갖 악재가 불거진 한편으로 선진국들의 통화완화정책으로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넘쳐나면서 신흥국 간에도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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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를 못 찾은 풍부한 자금이 향하는 대표적인 신흥국은 멕시코와 인도·인도네시아 등이다. 미국 경기 호전의 수혜국이기도 한 멕시코는 올 들어 2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3.68%의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국 국채보다 불과 1.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감에 국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의 마크 베이커 신흥시장 채권투자 담당은 이에 대해 "경제의 펀더멘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개혁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호전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아시아와 중남미·아프리카의 대다수 원자재 수출국들은 타격을 입었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브라질의 경우 고물가와 저성장·개혁부진으로 올해 투자자들의 국채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위기에 내몰리는 러시아 역시 국채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국가는 올해 경제성장률 -7%가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와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등이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경우 미국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아르헨티나(2033년 만기 국채 기준 7.5%포인트)의 약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자금조달 여건이 최악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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