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View 2013년 세계를 말한다] 웨이링 중국 정법대 마르크스주의 학원 부원장

"한·중·일 영토갈등 있겠지만 경제협력 확대할 것"<br>미·중은 경제적으로 불가분 관계… 싸우면서도 의존할 수밖에 없어<br>'중 위협론' 과거 패권주의 발상…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 지킬 것<br>대북 압박은 한반도 불안정 초래… 남북교류·6자회담으로 풀어야



中 두려운 美, 전투함 절반 이상을…
[글로벌 View 2013년 세계를 말한다] 웨이링 중국 정법대 마르크스주의 학원 부원장"한·중·일 영토갈등 있겠지만 경제협력 확대할 것"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미·중은 경제적으로 불가분 관계… 싸우면서도 의존할 수밖에 없어
'중 위협론' 과거 패권주의 발상…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 지킬 것
대북 압박은 한반도 불안정 초래… 남북교류·6자회담으로 풀어야

"주요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이 갈등과 모순을 빚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양국은 경제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싸우면서도 상호 의존할 수밖에 없는 '또우얼뿌포(鬪而不破)' 형세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 정법대의 웨이링 마르크스주의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부상이 세계에 위협이 된다는 '중국 위협론'은 과거 패권주의 국가들의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허구적 발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덩샤오핑 시대에 천명했듯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웨이 부원장은 한중일 영토문제와 관련해 "최근 정권을 잡은 우파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방향에 따라 관계가 다소 냉각될 수 있지만 동아시아 중심국인 3개국은 대화로 올해 서로의 경제성장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경제공동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국제사회의 약자인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강경자세를 보여 한반도의 불안정이 극대화할 뿐"이라며 "남북교류 재개와 양보를 통한 6자회담 재개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취임 일성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경제ㆍ군사대국 부상과 맞물려 중국 위협론이 연상됩니다. 시진핑 10년 시대의 중국 외교정책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중화민족의 부흥은 이미 10년 전인 16차 당대회 때부터 나온 얘기입니다. 이는 배타적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패권을 추구하지 않으며 세계 여러 나라와 평화롭게 공동 발전하겠다는 것입니다. 덩샤오핑 시대부터 이를 강조했고 18차 당대회 때도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반대하며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세계평화와 공동발전을 추구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롭게 발전하겠다는 '화평굴기' 정책을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국 위협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위협론은 지난 1990년대 초 일본이 먼저 제기했고 이후 소련이 해체되면서 미국 등 서방국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 제국주의시절 패권주의를 구사했던 이들 국가가 자국의 역사인식에 비춰 만들어낸 허구입니다.

중국은 패권주의 반대, 세계평화 유지 보호라는 외교정책을 일관되게 천명해왔습니다. 물론 해외 국가와 국민이 정보미비로 이를 오해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18대 당대회에서 전방위 대외교류 통로를 통해 타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외교ㆍ군사정책의 초점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겼습니다. 이는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시각이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시진핑 시대의 중미 관계를 어떻게 조망하십니까.

▦중국의 굴기에 대응해 미국이 전투함의 절반 이상을 서태평양으로 배치하는 등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두 대국 간에 갈등과 모순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여러 통로를 통해 교류와 대화를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시 총서기가 지난해 방미 때 밝혔듯 서로 존중하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우파인 아베 정권의 등장으로 동중국해에서의 중일 간 영토분쟁 확대 등 한중일 외교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중일 간의 문제는 단순히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만이 아닙니다.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시절에 행한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아베는 2차대전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 양보해야 합니다. 동아시아 대국인 양국은 협력하면 이익을 얻고 다투면 서로 손해인 관계입니다. 아베 정권이 경제발전을 위해 결국 평화적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도 일본과 독도 분쟁을 겪고 있지만 경제ㆍ사회 발전을 위해 동아시아 3국이 대화를 통해 분쟁을 뒤로하고 FTA 추진 가속화 등 경제공동체 구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 국가와의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 중국은 패권적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국은 패권이 아니라 역사상 중국 영토이기 때문에 주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의 아태 복귀를 이용해 안전이익을 도모하려 하지만 중국은 이들 상당수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여서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 강화가 중국에는 골칫거리지만 장기적으로 중국과 동남아국 관계를 가로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지만 외교안보 측면에서 양국관계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양국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중국과 한국은 서로를 외교전략을 펴는 데 있어 중요한 국가로 보고 있습니다. 양국 간에 제일 중요한 문제는 아마 북한 이슈일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원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단지 북한 문제 접근방식에서 이견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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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 미국 일변도의 의존에서 벗어나 좀 더 독립적인 대북ㆍ대중정책을 편다면 중한 외교관계는 순탄할 것입니다. 남북은 혈육관계인 만큼 냉전 유산의 역사를 뛰어넘어 서로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중국이 핵문제 등에서 자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북한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중국의 대북한, 더 나아가 대한반도 정책의 근간은 무엇입니까.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ㆍ안정을 추구합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자기 고집대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독립적인 주권국가인 만큼 정상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자제를 권유할 뿐 패권국가처럼 거칠게 간섭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대북제재를 강화할 경우 빈곤한 북한의 사회 불안정으로 난민이 대량을로 중국과 한국에 몰려들 수 있는데 이 같은 사태는 어느 측도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미국이 한반도 긴장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함에 따라 중국도 안보이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해 북한에 안전한 국제안보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더 나아가 항구적인 동북아 평화안전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관련국들이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취임 1년을 맞은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이제 안착에 성공한 것입니까.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십니까.

▦김정은 정권이 안착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20대 젊은 지도자가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는 국제환경을 조성해주면 결국 세계화가 대추세인 상황에서 북한도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웨이링은 누구
미·중 대립 구도 속 주변국 관계 통찰… 외교정책 새틀 제시

국제관계 전문가인 웨이링(56) 중국 정법대학 마르크스주의학원 부원장은 미중 관계는 물론 중국의 주변국 관계 전망 등에 관한 통찰력 있는 논문을 잇달아 발표해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 외교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는 학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아시아 복귀 외교전략과 맞물려 내놓은 '미국의 아주 복귀 전략 분석' '중미 대결하의 중ㆍ인도 외교 전망' 등 논문은 중국이 현재 인도ㆍ일본 등과 겪고 있는 영토분쟁 등 외교적 마찰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에 대해 참신한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인도ㆍ베트남 등이 미국과 외교ㆍ군사관계를 강화하며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주변국도 중국과 경제 등 다방면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명확한 국가 간 대립구도가 펼쳐지지 않고 사안에 따라 국익을 좇는 복잡다단한 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약력

▦1956년 베이징 ▦1982년 베이징사범대 역사학과 졸업 ▦2002년 중국 정법대학 인문학원 부원장 ▦2003~2004년 영국 맨체스터대 고등 방문학자 ▦2005년 베이징대 국제관계학박사 ▦2005년~ 중국 정법대학 마르크스주의학원 부원장 ▦2007년~ 중국 정법대학 마르크스주의학원 당위원회 서기

◇주요 저서 및 논문

'미국의 아주 복귀 전략 분석' '중미 대결하의 중ㆍ인도 외교 전망' '평화발전 속 중국 위협론에 대한 고찰' '세계화 속에서의 국가주권 문제' '중미 G2 개념 및 고찰' 등 국제관계 논문 다수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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