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래부와 방통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야 국회 의원 등은 최근 주파수 관련 비공개회의를 갖고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20MHz를 재난망에 우선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바일 광개토플랜 1.0'에 따라 40㎒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기로 한 계획을 백지화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방송·통신용 주파수 할당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데도 합의했다. 정부가 재난망 사업 추진 여력을 확보하는 대신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 셈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단 재난망 사업 추진이 급하기 때문에 방송·통신용 주파수 문제는 지금 논의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더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남은 700MHz 주파수에서 현재 남은 대역은 108MHz다. 이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할당을 원하는 대역폭은 9개 채널 54MHz다.
이에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일방적으로 지상파 편을 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미래부·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은 700MHz 주파수는 UHD(초고화질) 방송용으로 써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파법에 700MHz 대역이 방송용으로 지정돼 있고 모바일 광개토플랜은 행정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결의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세수 확보 측면 등 여러 면에서 방송사의 주파수 배정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700㎒에서 40㎒ 폭을 통신용으로 경매할 경우 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를 합쳐 10년 간 2조 원 이상의 수익이 생기는 반면 이를 지상파 방송에 할당할 경우 이를 통한 수익은 모두 방송사 몫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