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기관장 세워놓고 참고인 가리기/한은·은감원 국감 스케치

◎‘현대판 한명회살생부’ 비아냥/야 효산불실 질타에 여선 딴죽걸기/적정환율 공개­비공개 싸고 입씨름○…「국감장의 살생부」. 10일 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이틀째 감사에서 황병태 재경위원장은 상오 10시 개회 직후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각 은행장들과 제2금융권 협회장들중 계속 남아 있을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해 5분간 정회를 선포. 당초 예정시간보다 크게 늘어난 약 30분간 진행된 전체 재경위의원들의 임시회의끝에 23명의 참고인중 조흥, 제일, 서울, 외환, 동남, 충청, 축협 등 7개금융기관장들이 「낙점」돼 희비가 교차. 국감장에 있던 한 인사는 『이야말로 현대판 한명회의 살생부』라고 평가.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이틀동안 줄곧 나오게 했던 14대 국회에 비해서는 크게 진일보한 처사』라고 평하면서도 『국회가 금융자율화 의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꼭 필요한 사람만 미리 불러야 할 것』이라고 촌평. ○…이날 효산그룹에 대한 거액부실여신과 관련해 참고인자격으로 증언에 나선 신광식제일은행장에 대한 질의과정에서 국정감사의 범위를 놓고 의원들간에 설전. 국민회의 정세균, 김병태의원 등이 제일은행의 효산그룹관련 거액부실여신의 발생경위와 이에 대한 질타성 발언을 계속하자 신한국당 한리헌의원이 이의를 제기. 한의원은 『국감장에서 민간기업의 경영에 대해 잘잘못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민간기업의 장이 참고인자격으로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업무와 관련, 파생된 문제점은 없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 이에 대해 정의원은 『신행장이 참석한 것은 제일은행이 효산그룹에 거액의 여신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제일은행의 효산에 대한 여신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터무니없이 지원됐는지를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되는 것』이라며 반발. ○…이날 국감장에는 열띤 환율논쟁이 한바탕 벌어져 이채. 발단은 적정환율에 대한 한은의 견해를 묻는 국민회의 장재식의원과 자민련 김범명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경식 한은총재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비롯. 이총재는 외환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적정환율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고 답변. 이에 대해 의원들은 국제수지 적자문제가 유례없이 심각한 상황에서 환율절하가 절박한 시점인데도 중앙은행장이 적정환율에 관해 소신있게 밝히지 못하는 것은 자격미달이라고 호통.<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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