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지구의 정원' 순천만서 힐링을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순천만 갯벌과 갈대숲 등을 중심으로 4월20일부터 10월20일까지 6개월간 진행된다. 순천만 정원박람회의 소통명칭은 'ECOGEO'로써 생태계와 인간의 조화를 설명하고 있으며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정원박람회라는 명칭이 좀 생소한 까닭인지 1,000만명 이상의 세계인이 찾게 될 행사치곤 너무 조용한 분위기다. 지구온난화로 개발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지구촌, 동참하는 자세도 달라야 할 것이다.

4월부터 순천만서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정원박람회장은 '조화와 공감'으로 찾아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엑스포'의 가치가 인간의 기술문명을 통한 미래비전을 미리 보는 데 있다면 정원박람회는 환경과 인간, 보전과 개발, 생활과 예술의 관계 속에서 상생과 조화의 의미를 조명해보는 박람회인 것이다.


그 장소로서 순천만은 최적지이다. 순천만은 람사르 국제협약에 따라 희귀동식물의 서식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과 함께 세계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서 우리에겐 소중한 생태보고이다. 특히 자연 그대로의 갯벌과 갈대밭은 누구나 한번쯤 찾아보고픈 동심을 자극한다. 그런 까닭에 네덜란드를 비롯, 선진국들이 갯벌의 생태계적 가치를 깨닫고 요즘 다시 갯벌을 복원하고 있다. 생명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순천만 연안습지 현장에서 체험하고 생태계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과 건강한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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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 정원박람회가 돼야 한다. 한반도 최남단 인구 27만5,000여명의 작은 도시 순천시 일원에서 진행되는 행사지만 세계 참가국들은 자국의 우수하고 건강한 생태문화와 예술 수준을 자랑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행사를 개최하는 순천시민들은 가정의 화분과 꽃길을 조성하고 순천시 당국은 홍보활동에 여념이 없으나 주변의 반응은 너무 조용하다. 주관기관은 물론 범국민적 홍보와 참여가 절실하다. 일본은 1990년 오사카에서 2,300만명, 중국도 1999년과 2012년 쿤밍과 시안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해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성공적인 개최를 한 바 있다.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매스컴을 통한 행사안내와 설명으로 범국민적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원의 울타리를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원을 뜻하는 영어 'garden'은 울타리를 뜻하는 gan과 즐거움을 뜻하는 oden(에덴동산)의 합성어다. 어원의 유래처럼 울타리 안에서 인간의 삶은 즐거움이었지만 에덴동산을 떠난 현대인에게 이웃은 경쟁과 다툼의 대상이 됐다. 정원은 한 가정의 가풍과 재력의 상징이 되기도 하지만 또한 시대와 민족ㆍ종교성을 반영하는 역사적 산물이다. 우리의 풍수지리사상ㆍ유교사상ㆍ도교사상도 정원문화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공중정원은 상상을 초월한 옥상정원이고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원과 한국의 비원은 열락의 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속가능 발전과 건강한 미래 계기되길

인간사회에서 가족 구분이 혈연관계라면 지역적 경계의 최소단위는 정원일 것이다. 정원의 울타리가 이미 국경을 넘어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 시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인류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고 지친 현대인에게 정원이 돼 카타르시스와 힐링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행복은 따사로운 정원에서 싹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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