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날씨경영과 일자리


정홍상 기상청 차장


내년 경제 전망도 어렵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젊은이들의 취업 문이 좁아진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


세계적 기업인 애플과 구글의 경우를 보면 분명하다. 이들 기업은 설비보다는 인력에 집중 투자해 세계적 기업이 됐다. 우리 기업들도 전문 인력을 더 채용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기상 분야도 잠재력이 큰 분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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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경우 5년 전부터 2명의 기상 전공 직원을 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원당과 곡물을 수입하는데 이들 작물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면 원당 주요 생산국인 미국에서 가뭄 등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원당 선물 시장이 영향을 받는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상이변 효과를 과대평가해 가격이 부풀려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기후의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미국 기상 전문기관들의 보고서를 정기구독해왔지만 이들 기상 전공 직원 덕분에 정기구독 수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절약된 비용만으로도 두 사람의 인건비는 충분히 상쇄했다.

한국전력거래소도 기상 전문가를 2명 고용하고 있다. 기상 예측의 정밀도를 높이면 발전량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발전량을 1%만 줄여도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상 전문 컨설팅사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는 각 매장의 컴퓨터 화면에 항상 날씨 정보가 송출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상품 기획과 재고 관리를 날씨 정보와 연계시켰다. 날씨 경영을 도입한 후 회사 매출은 30%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경제의 80%가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대다수의 산업이 날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업 현장에서 기상 정보가 활발하게 활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기상 전문 인력과 서비스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조금이라도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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