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외환자유화로 단기외채비중 상승 우려지난해 정부는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환자유화정책을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1일 1단계 외환자유화 조치가 시행되고 2000년말까지 외환거래에 대한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1단계 외환자유화를 40여일 앞두고 재정경제부는 기업의 재무구조에 따라 단기외화차입을 제한하는 등 외환자유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발표했다. 외환자유화는 기업과 금융기관에 자금활용의 폭을 넓혀주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또한 정부가 대내외로 공표한 것을 추진함으로써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용외환보유고가 5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외화유동성이 상당히 확보된 시점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가 또는 여러 보완책 등이 외환위기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가는 다시 한번 고려돼야 할 것이다. 1단계 외환자유화 조치는 기업의 단기해외차입 허용과 선물환거래때 실수요증명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의 만기 1년이상의 예금이나 신탁상품에 대한 투자가 허용되며,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허용되는 등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관련된 재한조치가 대폭 완화된다. 현재 발표된 보완조치는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 예컨대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단기해외차입을 지속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제한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업들은 대대적으로 부채비율을 감축하고 있어 실제로 제약을 받는 기업은 많지 않아, 기업의 단기해외차입은 앞으로 상당히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의 과도한 단기해외차입이 97년 외환위기의 발생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기해외차입자금을 중장기로 투자하는 조달과 운용의 불일치로 외채중 단기외채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외환위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현상황에서 단기해외차입을 활성화한다면 단기외채비중이 높아져 과거의 위기를 재현하지 않 을까 우려된다. 98년말 총외채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1.5%로 97년말의 40.0%에 비해 상당히 낮아져 현재로서 큰 문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외채비중이 감소한 주원인은 기업 자체의 노력보다는 정부 등 공공부문의 외채부담 증가와 국내금융기관의 단기외채 축소에 기인했다는 점이 문제다. 공공부문의 장기외채는 97년말 222억달러에서 98년말 365억달러로 급증하였다. 이에 따라 총외채중 공공부문의 장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년 14%에서 98년말 24%로 10%포인트 증가하였다.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동기간중 단기외채 비중이 17%에서 7%로 급감하였다. 반면 기업부문의 단기외채 비중은 13%에서 9%로 4%포인트 감소한 것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의 장기 해외차입, 금융기관의 단기차입자금의 장기전환시 보증 등 단기외채 비중 감소에 정부가 주요 역할을 담당했으며 기업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의 단기해외차입을 활성화할 경우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비중은 다시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또한 향후 원화환율이 적정환율과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외환자유화로 원화환율은 국내경제의 실물여건보다는 자본시장 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엔화는 통화팽창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대폭 절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화환율은 자유화에 따른 해외자본 유입으로 절상추세를 나타낼 것이다. 중남미 경제의 불안, 통상압력의 고조 등 올해 수 출환경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가치의 상승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급격히 감소시키거나 흑자기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따라서 외환자유화는 원화환율이 적정수준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수출증대를 통한 외환위기 탈피를 보다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책기조의 고수를 통한 대외신인도 제고도 중요하나 외환위기의 탈피 등과 같이 현재의 정책의 근본 목적에 충실한 것이 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黃仁星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금융시장동향 지난 주 시장금리는 보합세를 보였다. 설 연휴 이후 재개된 채권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재료없이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되면서 금리 움직임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엔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해외시장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가져올 파장을 가늠하느라 기관들의 시장참여는 더욱 위축되었다. 이처럼 장기금리가 보합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금리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금리상승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어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엔화약세에 이은 원화의 동반약세 현상이 잠재적인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회사채수익률과 콜금리간의 금리차가 3% 이상 벌어지는 등 장단기금리간의 격차가 상당히 커진 것은 장기금리의 추가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금융기관들이 단기위주의 자금운용을 선호함에 따라 콜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해 5.5% 밑으로 떨어졌다. 이번 주 시장금리 향방을 결정하는데는 엔화약세의 지속여부가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약세는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을 더디게 함으로써 금리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주에는 엔화가 약세를 멈추고 안정을 되찾을 경우 시장금리는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엔화약세가 추가로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는 가운데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제공: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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