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그룹(21C 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2005년 매출 12조 “업태마다 1위” 야심/편의점1위고수·백화점 확대 박차/슈퍼센터­생식품 중심 세일강화·원스톱 쇼핑체제 지원/백화점­내년 서울입점 발표/편의점­연내 500호점 돌파LG그룹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점의 다점포화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유통사업 자체는 꽤 오랜 연륜을 갖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LG유통, 신업태인 슈퍼센터를 운영하는 LG상사, 백화점을 운영하는 LG백화점 등 3개축으로 구성돼 있는 LG그룹의 유통 사업은 국내에 선보인 각 유통업태를 총망라하고 있다. LG유통이 한국 유통근대화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슈퍼마켓 사업을 시작한 후 편의점→백화점→할인형 신업태등 단계별로 유통사업을 확장해나간 것이다. LG그룹이 유통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 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편의점 독자브랜드 개발 지난 74년 설립된 럭키수퍼체인주식회사는 그해 5월 당시 국내 최대 슈퍼마켓인 을지로 삼풍상가 내 삼풍수퍼마켓을 인수, 럭키체인 1호점을 개점하면서 유통업 진출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그후 희성산업이 럭키체인을 흡수, 합병하면서 80년대 중반까지 전국적인 직영 체인망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88년 1천억원 매출을 달성, 유통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희성산업은 91년 법인명을 LG유통으로 바꾸고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다. LG유통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당시 국내에 새로 도입된 신업태인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편의점 사업 초기인 당시 타 편의점업체들은 해외 브랜드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LG유통은 「LG25」라는 국내 독자 브랜드를 개발, 경쟁에 나섰다. LG유통은 지난 92년 LG백화점의 전신인 양판점(GMS) 개념의 생활백화점 「엘지마키」 안산점을 개점하면서 백화점 사업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백화점 사업은 LG유통이 1호점을 개점한 후 2년여간 사업을 해오다 94년 7월 LG백화점이라는 별도법인으로 분리 독립됐다. ○노하우 풍부 성장가도 LG그룹은 국내에 할인점사업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자 지난해에는 신업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대형 슈퍼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을 믹스한 개념의 슈퍼센터 「LG마트」 1호점이 경기도 고양시에 문을 열었다. 신업태 사업 역시 LG유통이 개점작업까지 도맡아 추진해오다 자본차입, 해외상품 개발 등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LG상사로 사업이 이관됐다. 이렇게 LG그룹의 유통사업은 LG유통이 각 업태별로 모태역할을 톡톡히 한 후 유통, 백화점, 상사 각 법인별로 교통정리가 이루어진 셈이다. 각 업태별로 별도법인이 사업을 전개하는 LG그룹의 유통사업 전개방식은 일본의 대표적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LG그룹은 LG유통을 모태로 20년 이상 유통사업의 연륜을 쌓으면서 다양한 성공 및 실패사례를 경험했기 때문에 뒤늦게 유통업에 뛰어든 타 그룹에 비해 노하우나 경쟁우위가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기업문화가 다른 다수의 회사가 각 사업을 나누어 담당하는 사업방식도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될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슈퍼마켓 사업은 LG그룹 유통사업의 모태인 만큼 LG유통이 주력사업으로 전진배치했다. 할인점이 등장한 후 슈퍼마켓은 국내 유통시장에서 한때 입지가 위축되는 듯했으나 다시 기본업태로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되찾았다. LG슈퍼마켓은 산지구매를 통한 생식품 비중 강화, 점포 대형화, 점포특성에 따른 세일 행사 실시, 점장이 상품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가격할인전략 등을 통해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은 업계의 과도한 외형경쟁으로 수년간 누적적자에 시달려왔으나 지난해 업계 최초로 첫 흑자를 달성하고 올해 4백호점을 돌파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LG25는 올해 5백호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충청권에 첫 진출하는 등 도미넌트 출점전략을 통해 전국적으로 점포망을 확충해가고 있다. ○백화점 부천점 국내최대 백화점 사업은 1호점인 안산점에 이어 지난해 11월 부천시 중동 신시가지에 연건평 3만4천여평, 영업면적 2만여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부천점을 개점했다. 이어 구리시에 부지를 확보, 3호점을 건립하고 있는데 98년 5월 개점 예정인 구리점은 연건평 2만2천5백평, 영업면적 1만3천평 규모로 구리·남양주·미금시 등지를 커버하는 광역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LG백화점의 최대 숙원사업은 서울 입성이다. 아직 LG가 백화점사업을 한다는 사실이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서울에 매장을 확보해야 비로소 다점포망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것이 LG백화점측의 생각이다. 때문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진로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서초동 터미널 부지에도 LG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등 꾸준히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LG는 내년까지는 서울에 부지 매입 작업을 마무리, 서울점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신업태인 슈퍼센터 사업은 LG상사가 담당하고 있다. LG상사는 종합상사로서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주식시장 및 해외금융을 통해 조달할 수 있고 해외지사망을 통해 우수한 해외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 아래 LG유통으로부터 사업을 이양받고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다. 슈퍼센터는 생식품류의 구색이 부족한 기존 할인업태의 단점을 보완, 공산품과 생식품의 원스톱쇼핑을 지향하고 있어 미국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업태다. 슈퍼센터인 LG마트는 LG유통이 슈퍼마켓 사업을 통해 쌓은 생식품 개발 노하우, LG상사가 무역사업을 통해 쌓은 공산품 개발 노하우를 접목시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점한 1호점인 고양점은 매장면적 2천5백평 규모로 1만여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개점 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현재 일평균 3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LG상사는 올연말께 안산시 시화지구에 2호점, 내년초 부산시 금정구에 3호점을 각각 개점할 예정이다. ○편의점 해외진출 타진 LG그룹은 이처럼 각 법인별로 유통사업을 전개, 오는 2005년에는 12조원의 매출을 올려 각 업태마다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도약 2005」에 따라 수립된 유통사업 계획을 보면 슈퍼마켓 부문은 매출 2조1천억원, 1백63개점의 체인망 확보를 달성할 계획이다. 편의점 부문은 꾸준한 다점포화 및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국내에서 확고한 1위자리를 유지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세계적인 편의점 체인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편의점사업의 외형은 매출 1조5천억원, 점포수 1천6백개다. 백화점 사업은 서울 진출을 비롯 총 6개 점포를 확보해 3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며 슈퍼센터 부문은 특히 최근들어 신업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점을 감안, 30여개 매장을 확보해 3조4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 하는 재벌그룹들이 잇달아 유통업 신규 진출 또는 강화를 선언하고 해외 유수 유통업체들이 한국시장 진출에 나서는 가운데 LG그룹의 유통, 백화점, 상사 등 각 법인이 유기적인 경쟁관계를 구축해 21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효영> ◎LG유통 강말길 사장/LG유통 중·베트남진출 추진/상품력 강화로 시장개방 대비 『LG가 유통분야에서 타 기업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최대 장점은 20년 이상 유통사업을 전개해 오면서 다양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경험했다는 점입니다. 히트상품 하나만으로도 기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제조업의 기업풍토와 달리 유통업은 전 과정에 경험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LG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통, 백화점, 상사 3개 법인이 주축이 돼 유통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LG그룹은 오랜 유통업 경험을 갖고 있다. LG그룹 유통 사업문화단위(CU)장을 맡고 있는 LG유통의 강말길 사장은 유통업의 경쟁력을 이렇게 진단했다. 강사장으로부터 LG그룹 유통사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LG는 현재 유통, 백화점, 상사가 업태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점(시너지 효과)이 있다면. ▲하나의 기업이 모든 종류의 소매업태를 전개하는 것과 특유의 사업문화를 공유하는 다수의 기업이 업태별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서로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유통업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고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고객의 특성, 고객에게 팔고자 하는 상품의 특성에 따라 사업문화를 달리하는 다수 기업이 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시장 개방으로 국내 시장이 격변하고 있는데 LG의 전략은 무엇인가. ▲시장개방 이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인해 국내 유통업체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우리로서는 상품력 강화에 최대한의 역점을 두고 있다. 또 급속한 환경변화 속에서 기존의 조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조직문화 형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각 사업부문별 중장기 비전은. ▲그룹의 비전인 「도약 2005」에 따라 오는 2005년 백화점은 6개, 슈퍼센터인 LG마트는 30여개, 슈퍼마켓은 1백63개, 편의점은 1천6백개 등 다점포망을 구축, 각 업태별로 국내 1위를 실현하는 것이다. ­유통사업의 해외진출 계획은 있는지. ▲장기적으로는 각 업태 모두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우선은 사업연륜이 가장 오래된 LG유통이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하고 조심스럽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아직 진출시기나 진출형태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슈퍼마켓과 편의점 부문은 2∼3년내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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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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