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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9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대전·세종시를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창조경제의 허브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구상대로라면 수년 후의 대전·세종시는 최첨단 연구기관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창업을 꿈꾸는 인재들이 넘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이를 위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이미 '올스타팀'을 꾸렸다. 또 계열사별로 시행해왔던 각종 인재ㆍ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세종시를 '창조마을'로=SK는 세종시 연동면에 조성될 '창조마을'에 최첨단 기술과 관련 노하우를 총동원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연동면은 빈 부지가 많아 태양광 발전에 적합하고 초ㆍ중ㆍ고교가 많은데다 농민들의 자립 의지가 높은 덕에 '창조마을 실험'에 동참할 인력이 풍부하다는 장점에 따라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창조마을에서 진행될 시범사업은 에너지타운, 스마트팜, 지능형 영상보안, 스마트 로컬푸드, 스마트러닝, 영농기술 테스트베드 등 6가지다. 에너지타운은 태양광 발전ㆍ저장ㆍ판매 사업을 통해 에너지를 자급하고 외부로도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팜은 스마트폰만으로도 비닐하우스 안의 조명과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하는 등 농업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뜻한다.
이밖에 낯선 사람을 인식하고 경보를 울려주는 지능형 CCTV 중심의 지능형 영상보안 사업, 생산에서 유통ㆍ판매까지 스마트화하는 스마트 로컬푸드 사업, 젊은 귀농인과 농업 벤처창업가의 실험을 지원하는 영농기술 테스트베드 사업도 세종시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한 각종 인프라 지원에는 102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SK는 이밖에도 25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만5,700㎡ 규모의 '사이언스 빌리지'를 오는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이언스빌리지는 우수 벤처의 혁신 기술을 시험ㆍ검증하고 과학기술분야 석학들과의 멘토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방위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정부와 SK는 대전·세종에 실리콘밸리 같은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는 대전시ㆍ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ㆍKAISTㆍ대덕특구재단 등뿐만 아니라 디캠프ㆍSAPㆍ액터어랩 등 창조경제 분야의 대표주자들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예를 들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운영하는 창업자 육성기관인 디캠프와 다양한 창업 인재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해온 SK텔레콤·SK플래닛 등이 공동으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SK는 대전·세종시에서의 벤처 육성에 13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SK 각 계열사도 대전지역 벤처기업들과 손을 맞잡았다. 스마트헬스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해온 SK텔레콤은 헬스케어 기기ㆍ서비스 개발업체인 'H3시스템즈'와 협력해 모바일 헬스기기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소재 업체로 고부가 폴리올ㆍ폴리우레탄 설계ㆍ제조기술을 보유한 'SM테크'와 친환경소재 응용제품을 개발,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아울러 450억원 규모의 SK펀드를 조성해 대전에 투자할 계획이다. SK 측은 "기존의 SK동반성장펀드 중 150억원을 대전에 배정하고 30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펀드를 중기청과 함께 조성해 대전지역 창업ㆍ벤처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반성장ㆍ벤처지원 노하우, 국가발전에 활용"=이날 대전지역 벤처ㆍ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 오찬에 참석한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대기업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과 중소 벤처를 지원한 모범 사례로 SK텔레콤의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브라보 리스타트는 초기 창업자금ㆍ기술개발자금(최대 1억2,000만원)과 전문가 멘토링, 사무실 등을 제공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SK 각 계열사는 산업혁신 3.0ㆍ특허지원(SK하이닉스), T오픈랩(SK텔레콤), 스타트업비기닝(SK플래닛), 동반성장 사모펀드(SK종합화학) 등의 각종 동반성장ㆍ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협력사, ICT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지원하고 결과적으로 SK도 함께 발전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기술ㆍ인프라 공유 프로그램과 인재ㆍ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며 "이전까지는 협력사나 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이번에는 국가 차원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 방침이기도 하다. SK그룹은 지난 2008년 국내 대기업 집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고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는 등 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한 그룹 발전의 길을 모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