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우리 경제는 일단 25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먹구름이 끼고 있다. 당장 월 흑자규모가 한자릿수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해 2월은 설연휴가 몰렸던 지난해와 달리 조업일수가 많았는데도 흑자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더욱 불길한 대목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나타난 성장탄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휴일을 제외한 실제 조업일수로 월 수출액을 나눈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9월 22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10월 21억9,000만달러, 11월 20억4,000만달러, 12월 20억9,000만달러, 올 들어 1월 20억7,000만달러를 거쳐 2월에는 2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흑자가 축소되는 와중에서도 수출호조보다는 저조한 수입수요로 흑자가 발생하는 불황형, 소비유발형 흑자구조 역시 여전하다. 원자재 수입은 감소한 반면 자동차 등 소비재 수입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전망마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신흥국 위기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확실성,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은 아직 수출실적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 여기에 환율불안까지 가시화할 경우 수출이 일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성장기여도가 아무리 떨어졌어도 수출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견인차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3개년계획도 수출이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만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꾀하기도 전에 수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새롭고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눈앞에 펼쳐지는 수출전선의 적신호부터 직시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