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K팝과 건축 한류


#역사상 인간이 만든 가장 높은 구조물로 불리는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162개층에 높이 828m 규모로 서울 여의도 63빌딩(249m)과 남산(262m)의 3배 높이인 세계 최고층 빌딩이다. 사막의 꽃을 형상화한 외관에 이슬람 건축양식을 접목해 하늘로 뻗은 나선형 모양의 건물로 설계됐다.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지상 55층 3개동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진 '들 입(入)'자형 구조다. 또 건물 위에는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전망대를 갖춘 스카이파크가 올려져 있다. 하늘에 배가 떠 있는 형상이다. 불가사의 건축기술 능력 과시 지난해 완공된 두 건축물의 시공은 각각 삼성물산과 쌍용건설이 맡았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건축사의 기념비적인 일을 해낸 것이다. 두 건축물은 규모나 아름다움에서 21세기 불가사의 건축물로 꼽혔다. 그만큼 고난도의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요구됐다. 이런 건축물 시공을 국내 업체들이 마무리한 것 만으로도 우리의 자랑이자 한국 건축 기술능력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그 바탕엔 올해로 제정 20년을 맞아 지난 27일 성황리에 시상식을 가진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경제신문이 국토해양부, 대한건축사협회와 공동주최하고 있는 이 대상은 그동안 총 460여 건축물들을 발굴ㆍ장려해 한국 건축문화 발전의 초석을 깔았다. 대상 수상 작품 하나 하나가 한국 건축문화의 역사이자 현재ㆍ미래로 통하는 나침반이었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한국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이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목표가 800억달러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목표 5,570억달러의 14%이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해외수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단일 산업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수출주력산업으로 효자노릇을 해온 자동차ㆍ반도체ㆍ조선 등 전통산업을 이미 제쳤다. 해외건설 수주지역도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을 휩쓸고 있는 K팝의 인기와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이 아시아인 최초로 팝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무대에 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해외건설이 요즘 과당ㆍ출혈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로 국내 업체들이 속으로 골병 들고 있다. 해외건설은 몸집만 컸지 약골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쉽게도 앞서 사례로 든 두 건축물 설계는 모두 미국 건축가가 맡았다. 부르즈 칼리파는 아드리안 스미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모쉐 사프디가 각각 설계했다. 얼마 전 공모한 서울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설계조차 외국인들이 싹쓸이를 했다. 아무리 세계적인 건축 명장들이라고는 하나 외국인 건축가들에게 우리의 안방까지 내 준 것은 씁쓸하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사업비 31조원에 설계비만 3,200억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도심 개발사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더욱 입맛이 개운치 않다. 몸집만 컸지 약골인 해외건설 해외건설의 체격 못지 않게 체력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향은 부가가치가 높은 구조 및 디자인 설계 등 건축 본래의 기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한국 건축이 국제경쟁력을 갖고 세계 곳곳에 건축한류를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지름길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 해 앞서 오는 2017년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또 현재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엔 앞으로 10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여개 들어설 예정이다. 건축한류의 르네상스가 열릴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건축도 이제 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문화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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