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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울산, 대나무 절개와 돌고래 생명력이 숨쉬는 곳

선사시대 대곡리 암각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추진<br>해양공원 고래 박물관엔 장생포 포경 역사 재현


[리빙 앤 조이] 울산, 대나무 절개와 돌고래 생명력이 숨쉬는 곳 선사시대 대곡리 암각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추진해양공원 고래 박물관엔 장생포 포경 역사 재현 울산=글ㆍ사진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울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공업 도시라는 이미지다. 그러나 주말에 한 번만 시간을 내서 울산을 다녀 오면 울산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바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에 들러 선사 시대로부터 들려 오는 조상들의 함성에 심취하고, 십리나 펼쳐진 대나무 밭에서 학(鶴)의 군무를 감상해 보자. 강물에 비친 대나무와 솔숲을 보니 3.1 독립 운동의 절개로 가슴 벅찬 ‘충절의 고향’ 울산이 가슴 속으로 다가온다. 옛 태화루 자리를 돌아 울산 왜성을 지날 때면 임진왜란의 뼈 아픈 역사를 들춰 보고 동해 바다로 나아가서는 고래 떼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로 지르는 모습을 보면 자연과 역사가 한데 어우러져 이루는 조화는 감동으로 다가 온다. ◇선사시대의 정기가 느껴지는 암각화와 각석 울산의 중심을 흐르는 태화강 서쪽으로 거슬러 올라가 울주군 대곡천 상류에 다다르면 과거 ‘대곡리 암각화’로 불리었던 반구대 암각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울산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12경 중의 하나다. 산세와 계곡, 기암 절벽이 어우러진 자연이 만든 절경으로 마치 거북이 한 마리가 납작 엎드린 형상이라 해서 반구(盤龜)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구대 암각화는 내년 상반기에 발행될 예정인 10만원권 뒷면의 보조 도안으로도 선정됐다. 너비 10m, 높이 3m의 이 암각화에는 사냥꾼, 어부 등 인물상과 사슴, 호랑이, 멧돼지, 소,토끼, 고래 등 300여 점에 가까운 문양이 새겨져 있다. 특히 58점에 달하는 고래 그림은 귀신 고래가 자신의 새끼가 익사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도록 등에 업고 헤엄치는 모습, 고래를 끌고 가는 배들, 무리를 지어 다니는 고래들, 그물에 걸린 고래, 해초 사이에서 노는 고래 등 다양한 모습의 고래들이 놀랍도록 세밀하게 새겨져 있다. 또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명력 있게 표현하고 사물의 특징을 실감나게 묘사해 선사 시대의 생활과 풍습을 살필 수 있는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62년 울산의 공업용수 및 식수댐인 사연댐이 축조되면서 매년 7∼8개월씩 물에 잠겨 건기에만 모습을 드러내게 됐으며, 이로 인해 바위 표면이 닳고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 반구대에서 방향을 틀어 천전리 각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바위들이 물살을 맞으며 만들어진 멋스러운 풍경, 너른 바위 위에 흩어져 있는 공룡 발자국들, 그리고 기하학 형태의 여러 무늬와 글과 그림이 있는 바위 그림까지 다 함께 볼 수 있다. 같은 바위 그림이지만 천전리 각석은 반구대 암각화와 느낌이 전혀 다르다. 반구대 암각화가 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새겼다면, 추상적인 도형과 무늬가 새겨진 천전리 각석은 절대적인 힘에 의지하고자 했던 고대인들의 종교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고래를 벗삼아 바다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휘감고 돌아가는 대곡천은 태화강으로 흘러 들어 울산시 한가운데를 가로 지른다. 태화강을 따라 삼호교와 태화교 사이에는 대나무 숲으로 운치를 더하는 ‘태화강 십리대밭’이 자리 잡고 있다. 길이가 10리(4㎞)로 일제 강점기 때 홍수로 인한 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백사장에 대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이 대나무 밭이 생겼다. 울산 시민의 대표적인 휴식처이기도 한 이곳 십리대밭에서 유유히 산책을 하다가 태화강 물줄기를 따라 울산만과 동해로 흘러 갔다. 이 곳에서 태화강의 역사는 포경업으로 번창했던 풍요로운 과거와 마주친다. 울산 앞바다는 예로부터 고래의 대표적 회유지로 꼽혔다. 제주~베링해를 오가는 고래가 지나는 길목으로 다양한 고래가 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이 해역을 통과한다. 그런 만큼 예로부터 포경업이 번성했다. 더욱이 한국계 고래로 알려진 귀신 고래는 장생포 인근 해양공원에 동상이 세워질 정도로 울산 시민에게는 정겨운 존재다. 몸길이가 약 16m, 무게 45톤인 대형 수염고래류로 해안 바위 사이에 머리를 세우고 있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귀신같이 사라진다고 해서 귀신 고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귀신 고래는 반구대 암각화에도 선명하게 자취가 남아 있으며, 약 4m 높이의 물줄기를 뿜어 내 먼 곳에서도 볼 수 있고 꼬리를 들어 바다 깊이 잠수하는 특징이 있다. 울산시는 귀신 고래의 동상이 있었던 해양공원 안에 장생포 고래 박물관을 세워 다양한 포경 유물들을 수집ㆍ보전ㆍ전시해 고래잡이 전진 기지였던 장생포의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또 매년 5월 중순에는 울산고래축제가 장생포에서 열려 해경 순시선을 타고 장생포 앞 20마일 해상까지 나가 동해를 내달리는 고래를 보는 재미(고래 관경)도 맛볼 수 있다. • 말 많은 고기 대신 나도 채식 해볼까? • 20~30대 채식주의자 급격히 증가 • 채식주의자의 종류 • 채식을 시작하려면 • 채식에 관한 논점 • 이유식 서두르면 아이 입맛 잃을수도 • 인슐린 주사의 오해, 당뇨 치료 놓친다 • 대나무 절개와 돌고래 생명력이 숨쉬는 곳 • 고래고기, 처음엔 육회 익숙해지면 수육 • '종합격투기 4연승' 윤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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