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다시 가맹점 확대 경쟁에 돌입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는 지난 2006년 이후 7년 만에 배달전문점 가맹점 모집을 지난달부터 재개했다. 현재 BBQ는 국내에서 1,100여개 배달전문점과 700여개 카페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BQ가 가맹점 모집을 재개하게 된 배경은 지난 7월 계열사였던 BHC를 시티은행 계열 사모펀드에 매각함에 따라 추가 출점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동안 BHC가 같은 그룹 계열사였기 때문에 가맹점 간 상권 보호를 위해 가맹점 확장을 자제해 왔지만 BBQ 가맹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들 요구에 부응하고 상권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배달전문점 가맹점 모집을 재개했다는 게 BBQ 측의 설명이다.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BBQ는 최근 가맹사업 영업 담당 인력을 100여명이나 채용하면서 영업조직을 강화했다. BBQ는 소형(33㎡) 규모의 배달전문점을 비롯해 중형(66㎡) 규모인 'BBQ 카페', 대형(130㎡) 규모인 'BBQ 프리미엄 카페' 등 3가지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가맹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BBQ가 매각한 BHC 매장 수가 9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BBQ가 1,000여개 정도 추가로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BBQ가 1,8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1위 업체인데도 점유율은 10% 선에 그치고 있다. 대신 800~1,000개 수준의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점유율 5% 내외인 BHC, 굽네치킨, 목우촌, 교촌치킨, 네네치킨 등 여러 브랜드들이 2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2위그룹도 적극적인 출점 계획을 밝히고 있어 '치킨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에서 독립해 새 출발에 나선 BHC도 최근 신규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하고 가맹점에 적용하는 등 내부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BHC는 일단 올해 안으로 가맹점을 추가로 200개 정도 늘린다는 목표다. 굽네치킨 매장 872개를 운영하고 있는 지엔푸드는 내년까지 매장 수를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816개 또래오래 매장을 운영 중인 농협 목우촌은 내년까지 9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촌치킨(950여개), 페리카나(1,260개), 네네치킨(1,050개) 등은 아직 명확한 출점 계획이 없는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BBQ, BHC, 교촌치킨, 페리카나, 또래오래 5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대상으로 같은 본사의 가맹점 800m 이내 신규 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의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해 적용하는 등 국내 치킨 업계는 치열한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12.7kg)이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 아직 미국(44.6kg)ㆍ유럽연합(16.1kg) 등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출점 확대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예비 창업자들이 치킨 전문점 창업을 고려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창업비용과 브랜드 인지도"라며 "이미 충분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BBQ가 창업비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