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신형핵탄두 지하실험 없이 생산"

국방부-의회, 핵탄두 해체놓고 이견

미국은 테러리스트들 수중에 들어갈 경우 해체가 가능하고 신뢰성이 한층 높아진 신형 핵탄두 디자인을 향후 10년내 최종 결정할 계획이며, 이 핵탄두는 이미 검증된 핵기술을 토대로 하고 있어 추가 지하실험 없이 곧바로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특히 의회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신뢰할만한 핵탄두 교체 프로그램'(RRWP)에 본격 돌입하기전 구형 핵탄두 해체를 가속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방부는 핵탄두 폐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미국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테네시, 뉴멕시코 등 10여개 주에퍼져 있는 핵무기공장과 시설들을 리모델링하고 통합하는 작업, 이른바 RRWP를 추진하고 있으나 의회와 행정부, 군 내부의 이견으로 3년 이상 지체되고 있다. 미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을 관장하는 미 하원 세출소위원장인 데이비드 홉슨은 국방부와 에너지부를 상대로 구형 핵탄두 해체를 가속화하고 일부 무기시스템을 조기 퇴역시킬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홉슨 위원장은 특히 해군이 해상 크루즈 미사일용으로 개발한 핵탄두인 W80의전량 폐기를 결정할 경우 세출소위가 W80 시스템 교체비로 배정한 7억달러의 예산을RRWP에 즉각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방부 핵.화학.생화학무기 담당 차관보인 대일 클라인은 "신형 핵탄두 생산이 이뤄지기 전에 구형 핵탄두 폐기를 가속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그러나 향후 수개년에 걸쳐 노후화된 구형 핵탄두 해체를 가속화할 계획이며, 이는 부시 행정부가 차 세대의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새로운 무기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비판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간 미 의원들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 대해 핵무기고에 저장돼 있는 4천∼6천개의 해체작업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해 왔으나 정확한 숫자는 비밀에 부쳐져 왔다. 의회 및 행정부 소식통들은 최근 몇년간 연간 100개 이하의 핵탄두들이 해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핵탄두 해체 작업은 폭발의 잠재적 위험 때문에 1개당 평균 2주의 시간이 소요되며 주로 텍사스주 와코 인근의 정부시설 팬텍스의 특수구조물 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클레이 셀 에너지부 부장관은 지난주 미 하원 세출소위에 출석, "미국의 핵보유 구조 변경이 다른 핵강국들에게 미국이 핵무기 경쟁을 재개했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구형 핵탄두 분해를 가속화하는게 필수적"이라며 "내년에는 분해 핵탄두 수를 50%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미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의 브라이언 윌키스 대변인은 그러나 "분해에 들어간 핵탄두 수는 기밀사항"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99년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이를 공개해 왔다. 당시 2000 회계연도 예산 편성에는 2003년 핵탄두 120개를 분해하는 것을 명시했다. 미국은 현재 1만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나 RRWP에 따라 오는 2012년까지이를 3천∼6천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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