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76개 롱숏펀드에 지난달 28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앞서 1∼6월 롱숏펀드에서는 매달 자금이 순유출해 총 8,676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는데, 7월 들어 자금 흐름의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롱숏펀드는 일반적으로 한 산업군(섹터) 안에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내릴 종목은 매도(숏)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6∼7%의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증시 방향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률에 만족하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상품이다. 2012년말 3,955억원이던 국내 롱숏펀드 설정액은 2013년말 1조7,459억원, 2014년말 2조1,161억원으로 불어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외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재미없는’ 롱숏펀드에서는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지난 6일을 기준으로 국내 롱숏펀드의 평균 1년 수익률(산술 평균)은 5.24%로 시중금리에 ‘플러스 알파’(+α)를 추구하는 상품치고는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35%으로 작년보다 수익률이 한층 개선됐다.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연말까지 연 6∼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펀드별 1년 수익률은 ‘신한BNPP아시아롱숏자(H)[주혼-파생](종류A1)’가 18.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신멀티롱숏소득공제자[주혼](Class C)’(17.10%),‘ 미래에셋인덱스헤지(주식)종류A’(17.09%), ‘하이코리아롱숏[채혼] Class CF’(11.28%),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자(주식-파생)(A)’(10.02%) 등이 좋은 실적을 냈다. 반면 ‘키움장대장기소득공제[주혼-파생] Class C’는 국내 롱숏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1.59%) 기록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요인 때문에 코스피의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이런 환경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롱숏펀드에 관심을 돌려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