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공기관 선진화 우리가 이끈다] 공기업, 성공을 위하여… "혁신중"

다양한 경쟁시스템으로 인사 혁신<br>목표·성과 걸맞는 보수체계 구축<br>노사관계도 '밀실에서 광장으로'



'공공기관, 고속성장의 견인차에서 선진 국가 도약의 디딤돌로 새롭게 태어난다.' 공공기관의 역사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공기업의 예산과 인력규모가 국가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그 만큼 커졌다. 또 공공기관 선진화를 달성하지 못하면 국가 선진화도 꿈꿀 수 없다. 공기업은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경제발전의 토대를 상실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민간기업이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석탄공사, 해운공사, 조선공사, 중공업공사, 경성전기 등 공기업이 경제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고속성장을 달성할 때도 공기업은 정부의 경제발전과 산업정책을 주도하는 첨병의 소임을 다했다. 경제발전 초기에 공기업의 역할은 컸다. 그러나 경제가 일정궤도에 오른 1980년대 중반부터는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불거져 나왔다. "주인 없는 공기업은 책임경영이 어렵고, 경영진에 대한 감시ㆍ감독이 느슨하다"는 질타였다. 정부와 공기업은 가시적인 개혁프로그램을 내놓기 시작했다. 노태우 정부는 거대 공기업에 대해 부분적 배당권 민영화를 시도했고, 김영삼 정부는 소유권 민영화와 이사회 강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혁에 나섰다. 김대중 정부는 IMF위기를 기회로 2차례에 걸친 공기업 경영혁신과 민영화 방안을 추진했다. 노무현 정부는 공기업 운영시스템 개선 등 실질적인 경영혁신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고객만족도 조사와 경영평가를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도 지난 2년 동안 6차례에 걸쳐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인사혁신 ▦보수체계 개편 ▦노사관계 개선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변신을 시도했다. ◇경쟁을 통해 연공서열을 뛰어넘는다= '신의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 등 공기업은 내부경쟁이나 퇴출은 없고 복지수준과 월급만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에 걸친 선진화 작업을 통해 180도 달라졌다. 인사드래프트제도ㆍ성과연봉제도ㆍ성과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우수한 인재만 살아남도록 했다. 토지주택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토지주택공사는 2중ㆍ3중의 객관적 공개검증을 통해 무능력자ㆍ비리자ㆍ외부청탁자를 승진대상에서 제외하고, 26개 부서장과 139개 팀장급을 능력있는 하위직에서 발탁하는 인사를 통해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상급자가 하급자를 선택하는 인사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해 경쟁에서 탈락한 4명의 간부를 팀원으로 발령내는 파격을 단행했다. 경쟁탈락자와 평가부진자는 3차례 교육 및 복귀기회를 주지만, 심사에서 최종탈락할 경우 직권면직하는 삼진아웃제도 도입했다. 한국거래서도 임원의 50%, 부서장과 팀장의 40%를 바꾸고, 부하직원 선택제를 도입하는 등 현장중심의 인사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목표와 성과에 맞는 보수체계 구축= 공기업은 음으로 양으로 정부의 그늘 아래 있다. 법적 유형은 다양하고, 법적으로는 국가와 분리돼 있지만 암묵적으로 정부의 보증을 받는다. 또 민간기업과 달리 조세감면 혜택을 받거나 각종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생략하는 등 비예산적 정부지원을 받는다. 이처럼 간접적 지원을 통해 얻은 성과를 마치 직원들이 얻은 성과처럼 과도하게 보상을 받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자원공사는 호봉테이블을 폐지하고 직무급을 도입해 직무ㆍ성과중시의 연봉제를 도입해 일 잘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성과 따로 보상 따로의 연공서열의 견고한 벽을 연봉제로 무너뜨린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도 역할과 성과 중심의 캠코식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대상자 선정과 평가, 보상, 지원 등 다른 인사제도와 연계성을 강화하는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했다. ◇노사관계, 밀실에서 광장으로= 공공기관 노사관계는 노사 간 이면합의와 담합으로 경영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었다. 또 생산성에 비해 과다한 보상이 이뤄져 방만경영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밀실에 있던 노사관계를 광장으로 끌어올렸다. 선진 노사관계를 통해 노사가 더불어 성공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석유공사는 '제대로 된 원칙'을 통해 선진 노사문화를 만들었다. 단체협약의 77개 항목 중 3분의2를 개정했다. 조합 탈퇴가 가능한 실질적인 오픈숍으로 전환했고, 노조간부의 전보를 포함한 노조의 인사권 개입 일체 배제, 유가족 특별채용 삭제 등 노사관계 선진화 정책에 부응하도록 개선했다. 이런 합의는 석유공사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진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명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서로 통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도 긍정과 소통으로 노사협력의 길을 만들었다. 노사간 신뢰구축을 통해 ▦신규채용시 노동조합과의 협의 ▦노조의 징계요구권 ▦직원 자녀 아르바이트 채용 등 불합리한 단체협약을 고쳐 인사ㆍ경영권을 확립하고, 성과 중시의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직무급 확대 도입에도 합의했다. 이처럼 공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무사안일의 이미지를 벗고 내부경쟁을 통해 효율을 창출하는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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