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0일] 서울포럼 연사들의 냉정한 충고

지난 7~8일 이틀간 열린 서울포럼을 통해 세계적인 석학들은 글로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한국을 칭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하기에는 여전히 2%가 모자란 나라였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은행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달러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라며 "외환시장을 정교하게 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는 불투명한 법체계와 강한 유교적 문화가 한국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급성장하는 내수시장과 천연자원, 기술력 등을 가진 중국ㆍ인도가 부상할 것"이라고 했던 카를 한 폭스바겐 명예회장의 경우 한국에 대해서는 인상적인 언급을 남기지 않았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강조해온 우리나라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따끔하게 충고했다. 삼성ㆍLG전자가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력 이상의 무언가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들이 쓴 말만 쏟아놓고 돌아간 것은 아니다. 워즈니악과 크리스 플래빈 월드와치 인스티튜트 대표는 공통적으로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수준과 기술력을 칭찬했다. 소르망 교수는 한국의 불합리한 점들이 조금만 바뀌면 보다 더 큰 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굳이 외국인 연사들의 쓴소리에 주목하고픈 이유는 쓴소리야말로 우리가 그들로부터 꼭 구해야 할 조언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반성도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한국인들은 해외에서 들려오는 칭찬만 기억하고 비판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크다. 사실 각종 이해관계가 엮인 국내에서의 문제제기보다 더 정확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세계적인 연사들이 남기고 간 충고에 모자란 2%가 담겨 있다. 서울포럼의 의미도 그들의 충고를 되새기고 한국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때 더 깊어지지 않을까. 몇 년 후의 서울포럼 때는 외국인 연사들의 진심으로 놀란 얼굴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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