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17일] 뉴욕증시

1792년 5월17일, 미국 맨해튼. 증권 브로커들이 뒷골목의 한 나무 밑으로 모여들었다. 목적은 담합. 브로커들은 두 가지에 합의했다. 장외거래가 대부분인 주식을 공동사무실에서 매매하고 중개수수료를 0.25% 이상씩 받아내자는 내용이다. 브로커 사무실 3곳과 개인브로커 21명이 이런 내용의 ‘버튼우드 협약(Buttonwood Agreement)’에 서명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출발 순간이다. 과당경쟁을 벌이던 중개인들이 신사협정을 맺은 배경에는 재무장관 해밀턴의 입김도 깔려 있다. 두달 전 해밀턴의 사촌처남이자 현직 재무부 차관보인 듀어가 주가조작 혐의로 체포된 후 공황상태를 맞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장내거래 활성화 유도책으로 업자들의 ‘도원결의’를 이끌어낸 것. 조직화한 뉴욕증시는 해밀턴의 지원을 업고 무섭게 뻗어나갔다. 1817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공식 출범했다. 경쟁자인 필라델피아거래소도 제쳤다. 1820년대부터는 운하 건설과 철도붐을 타고 미국의 돈이 뉴욕에 몰리고 밴더빌트 같은 주식 벼락부자도 생겨났다. 뉴욕의 원래 주인인 네덜란드인들이 영국과 인디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나무 울타리에서 이름이 나온 월스트리트도 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브로커들에게 서명 장소를 제공했던 수백년생 버튼우드(플라타너스의 일종)는 1865년 태풍으로 뽑혀 나갈 때까지 월가의 상징으로 사랑받았다. 2006년 4월 말 현재 시가총액 14조3,301억달러로 세계 주요 주식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뉴욕증시는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 전자거래소와의 합병에 이어 기업공개(IPO)를 거쳐 영리법인화한다는 계획. 다른 나라 증권거래소와의 통합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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