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회 정상화 협상 더 꼬일듯

선진·한국당 '제3 교섭단체' 등록 합의<br>21석 '선진모임' 캐스팅보트 행사 가능<br>상임위장 배분부터 밑그림 다시 그려야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손잡고 총 21석 규모의 제3원내교섭단체로 등장, 한나라당ㆍ민주당 중심의 국회운영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됐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진행해온 국회 원구성 협상이 새 교섭단체의 참여 속에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출범 두달이 넘도록 표류 중인 18대 국회의 정상화 협상이 한층 복잡하게 꼬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당과 한국당은 지난 4일 실무협상을 통해 국회에 교섭단체로 공동 등록하기로 잠정합의를 하고 5일 협상 마무리를 위한 최종 접촉을 가졌다. 양측은 교섭단체 명칭을 ‘선진과 창조의 모임’으로 하고 교섭단체 대표를 2명으로 정해 양측이 각각 소속의원 1명씩을 지명하기로 했다. 다만 국회에는 단일교섭단체 대표로 등록해야 하는 만큼 양당이 ‘선진당→한국당’의 순서로 1년마다 돌아가며 1명씩 등록하기로 했다. 선진당과 한국당은 각각 18석과 3석이며 이 중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구속ㆍ기소된 이한정 한국당 의원이 추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될 경우라도 교섭단체 등록 요건 의석수인 20석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다. 선진모임이 국회 운영의 한 축으로 끼어들게 되면서 당장 교섭단체 간 국회 정상화 협상부터 영향을 받게 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진당과 한국당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국회 원구성 협상은 ‘추가협상’이 아니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부터 새롭게 밑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초 국회 상임위원회 수를 18개로 하고 그중 법사위를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은 민주당이, 기획재정위(가칭)를 포함한 12개 상임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갖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홍 원내대표의 ‘재협상’발언에 대해 정치권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개씩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양보, 선진모임에 총 2개의 상임위원장직을 주는 리모델링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민주당과의 기존 협상 내용 백지화를 의미하는 발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오는 8월 임시국회 소집에 불응하고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부할 경우 홍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직 양보 등을 전부 백지화하며 민주당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 교섭단체의 등장이 기존 교섭단체 간 합의를 도출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불만 지피는 휘발유가 되는 셈이다. 결국 선진모임이 앞으로 원구성 협상에서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국회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 된 뒤에도 선진당과 한국당이 서로의 정치적 철학 차이와 당리당략의 유혹을 극복해야 다당제로의 정치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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