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가 델을 제치고 데이터 저장업체인 쓰리파(3Par)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약 두 주 동안 밤낮없이 진행됐던 미국 1,2위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간의 인수전은 1위인 HP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HP가 쓰리파의 인수가를 주당 33달러로 인상하자 쓰리파는 이번 인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델은 "인수가를 더 올릴 생각이 없다"며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HP가 제시한 인수액은 총 23억5,000만억달러로 델의 최종 제시가였던 주당 32달러보다 높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쓰리파 인수전이 정보기술(IT) 업계 최고가를 경신한 것은 아니지만 IT 업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쟁으로 기록될 만 하다"고 평했다.
델이 최초로 제시했던 주당 18달러를 시작으로 양 사가 인수가액만 총 다섯 번 올리는 격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업계의 양대 공룡이 '초라한'일개 데이터저장업체를 둘러싸고 희대의 공격전을 벌인 것은 신기술 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존 IT 대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쓰리파의 주력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는 데이터를 인터넷 상에 저장해 어디서나 실행할 수 있게 만든 기술로, 정보저장을 위해 별도 서버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서버 유지 및 관리비용도 들지 않아 각광받고 있다. 특히 쓰리파는 이 분야 선도 업체인데다 경쟁사인 IBM과 시스코시스템스 등의 인수가 쉽지 않은 만큼 그 가치를 더 인정받아 왔다.
이번 인수가는 최초 제시가격이었던 주당 18달러의 두 배에 달하고 쓰리파의 현 주가(9.65달러)에 비해서는 세 배가 넘는다. 인수전이 시작되기 직전 쓰리파 주가와 비교해서는 242%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인수가가 부풀려졌다는 논란도 있지만 쓰리파는 두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만큼 가치있는 기업"이라며 "기존 IT 대기업들도 향후 높은 이익이 기대되는 신기술 분야로 주력 사업을 이동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