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으로 염화비닐수지(PVC)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이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건자재업계가 자구책 찾기에 나섰다.
29일 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PVC 가격(운임포함 조건)은 톤당 1,180달러로 지난해 7월(871달러)보다 35.4% 올랐다. 같은해 12월 993달러로 뛴 PVC값은 올 들어서도 1,006(1월)->1,105(3월)->1,234(5월) 등 오름세를 지속했다.
PVC값은 6월 들어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2002년(552달러)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준인데다 일본지진에 따른 복구 공사에서 대량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고공행진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제품가에 PVC값이 절반을 차지하는 PVC창호와 바닥재가 주력제품인 국내 건자재업계로서는 심각한 악재인 것이다. 이 때문에 바닥재의 경우 업체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원료 PLA를 주원료로 내놓은 친환경 바닥재인 '지아마루'의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옥수수 수지와 구연산, 황토, 목분 등 10여가지 천연재료로 만들어져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친환경성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PVC바닥재의 대안으로 지아마루 시장을 키우려 한다"며 "2,000억원대인 PVC바닥재의 10% 수준까지 매출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 2위 바닥재 업체인 미국 쇼(SHAW)와 손잡고 올 하반기부터 북미지역에 지아마루를 선보일 계획이다.
금호휴그린은 고내열성 특수 플라스틱(ABS)을 원료로 한 ABS창호를 통해 기존 PVC창호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 FDA가 식기용기 소재로 사용을 허가할 만큼 친환경적인 ABS는 자유로운 색상 구현도 가능해 창호에 적용하면 흰색이 전부인 PVC창호와 비교했을 때 디자인이 우수하다. 특히 비싼 PVC와 달리 최근 ABS는 값도 싸고 모사인 금호석유화학 자체적으로 조달 가능하다는 점이 잇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ABS 창호가 PVC보다 10% 비쌌지만 최근에는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소재의 강점도 많아 생산라인 확충 등으로 50% 수준인 ABS창호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화L&C는 미국과 브릭스(BRICs) 지역의 대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발굴하고 유럽 시장에 산업용 PVC타일 수출을 추진하는 등 PVC제품의 해외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