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6월 6일] 나랑사랑 큰 나무 키우자

올해로 53회 현충일을 맞았다. 영국은 현충일인 11월11일을 전후해 재향군인회에서 보급하는 ‘인조 양귀비’를 구입해 패용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전사한 전쟁터에 양귀비꽃이 폈다는 유래를 계기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평화를 기원하고 전사자를 추모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캐나다에서도 노르망디 전투 60주년을 기념해 참전용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새긴 기념 배지를 배부해 이들의 위훈을 기리고 명예를 선양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공헌을 기리는 이런 상징들을 보며 ‘보훈’이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꼭 필요한 국민가치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국가보훈처도 역시 지난 2005년부터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 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배지는 오늘날의 자유와 풍요를 가능하게 한 애국선열들의 값진 희생을 기억하며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을 더욱 큰 나무로 키워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하나 현충일과 6ㆍ25가 있는 호국보훈의 달에 더욱 그 의미를 새겨보자는 취지로 6월에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 달기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배지에는 특별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데 나무의 형상은 대한민국을 나타내고 태극무늬는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을 뜻한다. 또 동그란 열매는 풍요와 번영을 의미하며 파랑새와 새싹은 자유와 내일의 희망을 상징한다. 혹자는 배지 모양이 나무 형상이다 보니 산림청과 관련이 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예, 그런데 저희는 산에 보이는 나무가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보훈’이라는 나무를 가꿉니다”라고 동문서답 같은 선답을 하고는 한다. 공기가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지만 막상 사라지면 우리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이처럼 ‘보훈’도 평소에는 존재가치가 잘 느껴지지 않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빛을 발한다. 나무들이 태양의 따사로움과 땅의 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라 우리에게 유용한 재목이 되듯 ‘보훈’이라는 보이지 않는 큰 나무도 대의를 위한 희생이 존경 받는 사회적 관심과 예우의 양분을 먹고 자라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하는 근간이 된다. 나라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6월. 보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흔히 조기게양과 사이렌 소리에 맞춘 묵념 등을 할 수 있는 일로 떠올린다. 올해는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달아보자. 그리고 조용히 외쳐보자. ‘애국선열,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행복합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라고. 아마 가슴 가득 잔잔한 감동이 번질 것이다. 보이지 않는 나무, ‘보훈’의 소중함을 느끼며 이 나무를 잘 키워 미래의 큰 나무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보자. 그 끝은 세계 속의 선진 일류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대한민국일 것이다. 오랜만에 내린 세찬 비는 거리의 나무들을 더욱 푸르게 만들고 점점 뜨거워지는 볕은 어느새 연초록의 여린 잎들을 제법 짙푸른 녹음으로 변화시켰다. 푸르게 자라나는 나무들을 보며 보훈의 상징으로 제작된 ‘나라사랑 큰 나무’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자라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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