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내년 선진국 경기 낙관론 확산

OECD 경기선행지수 10월, 2년만에 최고치<br>유로존 강한 회복세 예고<br>미국 2.75% 세계 3%대 성장… 월가 장밋빛 전망도 이어져<br>신흥국은 소외 불균형 우려


글로벌 경기가 선진국의 양적완화 지속,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탈출 등에 힘입어 완만한 속도로나마 내년에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인도·러시아 등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며 불균형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4개 회원국들의 지난 10월 경기선행지수가 100.7로 9월의 100.6보다 소폭 오르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경기침체에 시달려온 유로존은 100.7에서 100.9로 상승하며 강한 회복세를 예고했다. 독일은 9월 100.5에서 10월 100.7로 올랐고 프랑스도 기준치인 100에서 100.2로 올라섰다. 실제 프랑스 중앙은행은 이날 올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로 전분기의 -0.1% 성장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줄면서 글로벌 경기가 내년 초 전방위적인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유럽 경제가 긍정적인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나온 JP모건의 11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3.2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며 1~2분기 뒤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경기낙관론은 월가에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경제가 고용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 1.8%에서 내년에는 2.25~2.75% 성장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2.3%에서 2.5~3.0%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최근 "내년 세계 경제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주도로 3년 만에 회복세에 들어가고 내년 말이면 성장률이 3.5% 정도를 기록하며 30년 평균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기회복과 맞물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경제충격은 제한적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토머스 리 JP모건 미 주식투자전략가는 "고용지표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12월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더라도 투자가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도 이날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에는 3.4%, 오는 2015년에는 3.7%를 기록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에 출구전략에 나서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이어가며 충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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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년 세계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신흥국이 소외된 '반쪽 성장'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와 관련해 OECD는 지난달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리면서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기존의 4.0%를 3.6%로 내렸다.

OECD는 이날 "경제규모가 큰 여러 신흥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느린 탓에 세계 경제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10월 OECD 선행지수는 99.4로 전달의 99.2에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고 인도와 러시아도 각각 97.6, 99.7에 그쳤다.

특히 중국이 투자·수출 위주의 양적성장보다 구조개혁에 집중할 경우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의 주요 싱크탱크들은 경제 구조조정을 위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7.5%에서 내년에 7%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울러 유로존 경제의 버팀목인 독일의 경기회복 속도가 올 4·4분기 들어 약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독일 경제부는 이날 10월 산업생산이 전달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7%)를 밑도는 것이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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