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CD업계 지각변동 오나" 촉각

■ LG도 소니에 LCD 공급<br>소니, TV 판매부진·엔高등에 '거래선 다변화'<br>삼성·LG등 고객잡기 치열한 각축전 벌어질듯


소니와 LG디스플레이 간의 패널 공급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앞으로 소니의 패널 조달 전략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소니는 LCD TV 분야에서 세계 2위의 고객사로 어떤 업체가 어느 정도 물량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LCD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 2004년 삼성과 공동 출자해 S-LCD를 설립, 사실상 삼성에 위탁해 운영하며 자사 TV용 LCD패널 대부분을 공급 받아왔다. 호황기엔 삼성ㆍ소니의 TV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LCD 동맹 또한 안정적인 부품 조달과 막대한 이윤 창출의 보고로 꼽혔다. 하지만 소니는 최근 글로벌 불황에 따른 TV 판매 부진에다 엔고 등으로 인해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소니 입장에서는 불황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거래선을 다변화 해 원가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주바치 료지 소니 부회장은 올 초 회사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패널 조달가격에 문제가 있다"며 "패널 조달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소니는 고심 끝에 결국 LG를 포함, 패널 공급선을 다양하게 바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규모 적자 상황에 몰린 소니로선 거래선을 다변화하면서 패널 구입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수밖에 없으며, 삼성과 대등한 기술 및 양산 능력을 지닌 LG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린 것이다. 소니는 이에 앞서 자국 업체인 샤프와 10세대 LCD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적자폭이 커지면서 회사 설립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긴 했지만 이 역시 거래선 다변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소니는 이 외에도 최근 자사 가전제품의 원재료인 전기아연도금강판 또한 국내 업체인 포스코에서 장기 공급 받기로 계약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소니라는 새 거래선을 확보해 점유율과 매출 확대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V용 패널은 모바일이나 노트북용 패널보다 크기도 크고 수익성도 높다. LG디스플레이는 TV업체 가운데 네덜란드의 필립스를 비롯, 일본의 도시바, 파나소닉, 미국의 비지오 등 글로벌 업체와 중국 하이얼과 스카이워스, 창홍 등 신흥 로컬업체 등 다양한 거래선을 자랑하지만 유독 소니는 리스트에서 빠져 있었다. 양측이 공급 계약을 할 경우 물량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IPS)는 소니(VA업체 패널 사용)와 화면 관련 기술이 다르다. 소니가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TV의 일부 회로를 변경해야 하므로 일정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런 비용을 감수하고 LG 제품을 쓰려면 소량 주문일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소니와 LG디스플레이 간의 협력은 LCD 업계 전체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과의 동맹으로 LCD 패널 업계에서 모습을 감췄던 소니가 시장의 '대어'로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폭발력을 지니며, 앞으로 불황 속에 부품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고객사를 잡기 위한 삼성과 LG 등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LCD사업부 입장에서는 삼성 TV사업부 외에 사실상 유일한 고객인 소니가 LG 등 다른 공급선으로 옮겨갈 경우 반대로 LG디스플레이의 고객사들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삼성전자 또한 소니에 공급하는 패널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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