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2일] 고유가 충격에 깊어지는 경제 주름살

경제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국제수지ㆍ물가ㆍ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악화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유가의 영향이 가장 크긴 하지만 정책대응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한 점검과 실효성이 있는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적자는 3월보다 1억달러가 더 늘어난 1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넉달 동안 적자규모는 무려 67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의 90억달러 이후 가장 큰 적자규모로 정부가 3월 예상했던 올해 적자액 7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경상적자 누적은 환율과 물가를 상승시켜 고물가ㆍ저성장을 초래하고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걱정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6%에서 3.8%로 0.8%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상반기까지 괜찮았던 수출이 하반기부터는 유가와 환율상승,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둔화 등의 영향으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4ㆍ4분기에는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가에 내수침체가 겹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줄고 설비투자도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기업들의 재고는 크게 늘었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시중금리도 넉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제난의 근본 원인인 고유가의 경우 통제 밖에 있는 해외변수라는 점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분적인 유류세 인하 등 당장 급한 불을 끄는 한편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금리ㆍ환율ㆍ재정 등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짜야 한다. 야당 등 정치권도 경제회생에 힘을 보태야 한다. 쇠고기 파동에 편승한 정치투쟁을 중단하고 투자활성화 등 민생현안법안을 처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하투(夏鬪)를 준비 중인 노동계도 경제가 악화되면 최대 피해자는 근로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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