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중 도로를 점거했다 해도 교통에 큰 방해가 되지 않았다면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촛불집회 중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한 혐의(일반교통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강모(38)씨의 상고심에서 일반교통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 등을 부수거나 불통하게 하거나, 또는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때 성립하는데 강씨의 행위는 이 같은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씨가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해 공무집행 방해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씨는 지난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를 하는 동안 다른 시위 참가자 50여명과 함께 서울광장 앞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는 일반교통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 모두 유죄를 인정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2심에서는 서울광장 앞 도로를 완전히 점유하지 않았고 차량의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