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등을 밝히며 금융사기 행각를 벌이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했다. 특히 이들은 발신자 번호를 우체국이나 경찰청 민원전화번호로 위장하는 등 한층 진화된 수법을 사용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28일 이 같은 수법을 사용해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거나 현금 인출을 시도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 달 중순부터 서울에서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남성이 전화로 받는 사람의 주민번호와 이름, 휴대폰 번호를 말한 후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려 했다. 사기범은 특히 발신번호를 우정사업본부 민원실 또는 경찰청의 실제 전화번호로 표시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 민원실로 문의전화를 한 박 모씨(54)는 “주민번호와 이름, 휴대폰 번호까지 모두 알고 있어 기관에서 진짜 전화를 한 줄 알았다”며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가라는 말에 전화사기임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으로 의심되는 문의전화가 민원실에 매일 수십통씩 걸려온다”며 “우편물 도착과 반송을 내세워 개인정보를 묻거나 전화로 현금인출, 송금을 유도하면 전화사기가 확실하니 주의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