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흥행하면 돈을 버는 이들이 있다. 제작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영화 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을 이르는 말이다.
은행들은 영화 흥행성적에 비례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영화예금에 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영화도 즐기고 우대금리도 따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영화가 흥행할수록 이자가 쑥쑥 늘어나는 '시네마 정기예금'을 오는 12월16일까지 한시판매한다.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3.65%다. 하지만 영화 관람객이 100만명을 넘으면 0.1%포인트, 500만명을 돌파하면 추가로 0.1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최대 0.25%포인트가 우대금리로 적용돼 최대 연 3.9%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의 '시네마 정기예금'은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데, 이번에 판매되는 예금상품은 영화 '김종욱 찾기'와 연동돼 있다. 즉 '김종욱 찾기'가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우대금리 폭이 달라진다.
'김종욱 찾기'는 탤런트 공유와 임수정이 주연으로 나오는 작품이다. 2006년 초연을 시작해 누적관객 수 36만명을 기록한 뮤지컬을 영화화했기 때문에 흥행가능성이 높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김종욱 찾기'를 시작으로 꾸준히 영화 등 문화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또 상품 출시 이벤트로 가입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00면에게 영화 관람권을 지급한다. 또 '김종욱'이라는 고객이 우리은행 영업점에서 상품가입시 선착순 50명에게 'CGV 골드클래스 영화관람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KB 영화사랑적금'도 영화의 흥행성적에 따라 추가금리가 제공된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만기 1년에서 23개월제가 연 3.2%, 2년에서 35개월제가 연 3.6%, 3년제가 연 4%다.
여기에 우리나라 영화가 인기를 끌수록 우대금리가 지급된다. 적금가입 2개월 전부터 만기 2개월 전에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어떤 작품이라도 관람객 수가 300만명을 넘으면 0.1%포인트, 500만명 이상이면 0.3%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얹어준다. 1,000만명을 돌파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우대금리 조건은 또 있다. 적금에 든 달부터 만기 2개월 전까지 KB카드(체크카드 포함)로 3회 이상 영화를 예매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나간다. 아울러 적금가입시 영화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0.2%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한국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은행부담으로 만기이자의 1%를 기부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영화를 사랑하는 고객이라면 영화를 즐기면서 우대금리도 받고, 영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1석3조의 상품인 셈이다.
개인고객만 가입할 수 있으며 매달 최소 5만원 이상 불입해야 한다. 국민은행 측은 2008년 이후 관람객 수가 300만명을 넘은 한국영화 편수가 20편을 넘어 우대금리를 받을 확률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해 연령별 영화관람 편수는 20대가 평균 19편, 30대가 11편, 40대도 10편에 달해 영화관람과 연계한 '영화사랑적금'의 호응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화는 모든 연령대가 즐기는 문화생활로 영화를 주제로 다양한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