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중 통화스와프 상설화 해볼 만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한중 통화스와프를 상설화하자고 제안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만기를 연장하면서 당초 38조원 규모를 64조원(560억달러)으로 늘린 바 있다. 3년 계약으로 만기는 오는 2014년 10월이다.

김 총재는 더불어 양국 간 실물 통합과 금융 통합의 미스매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의 교역상대국 중 1위, 한국은 중국의 4위로 양국의 실물경제 통합은 상당히 진행됐지만 금융 부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중 양국의 자본시장에서 상대방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은 것이 사실이다. 양국 경제가 확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실물과 금융의 불균형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한중 통화스와프 상설화도 이런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통화스와프 상설화는 양국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면서 양국 통화의 국제화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금융 부문 통합 진전에도 단단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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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상설화는 더 나아가 한중일 3국 협력강화 측면에서도 기대효과를 갖고 있다. 현재 한중ㆍ한일에 국한된 통화스와프를 한중일 3국으로 확대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가 미중 대립의 최전선이 돼가는 마당에 한중일 금융협력 시스템이 공고해진다면 정세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한중 금융협력 확대에는 걸림돌이 많다. 통화스와프 상설화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더 나아가 위안화의 국제기축통화 전략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주제다. 한미 동맹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우리로서도 쉽지 않은 과제다.

기술적인 문제들도 있다. 스와프 자금을 결제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한다 해도 어려움이 있다. 중국이 실제 무역과정에서 원화결제를 받아줄 수 있느냐는 점도 미지수다. 위안화 결제만을 고집할 수 있다. 또한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통화이고 원화는 시장 자율로 결정되는 통화라는 차이도 장애물이다.

그럼에도 한중 통화스와프 상설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경제적 의미를 넘어 역내 공동번영과 평화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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